요즘 떠오르는 백화점 흥행 공식이 있다면? 바로 국산 토종 브랜드다. K-패션 브랜드가 백화점의 흥행 척도였던 ‘에루샤(에르메스·루이뷔통·샤넬)’ 못지않은 영향력을 과시하며 백화점 풍경을 바꿔 나가고 있다.
백화점 업계는 최근 젊은 K-패션을 전면에 내세우며 2030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 브랜드 유치 경쟁이 한창이다. 그간 온라인을 중심으로 판매되던 K-패션 브랜드 상품들은, 이제 백화점이라는 새로운 오프라인 판로를 통해 고객을 만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도 강남점 5층에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로 채운 ‘뉴컨템포러리 전문관’을 오픈했다. 앞서 센텀시티점 역시 전체 47개 브랜드 중 70%를 ‘이미스’, ‘포터리’ 등 국내 브랜드로 채운 국내 최대 영패션 전문관 ‘하이퍼그라운드’를 조성했다. 오픈 이후 센텀시티점 영패션 매출은 전년 대비 75% 증가했다.
K-패션은 국내를 넘어 해외로 영토를 확장하며 새로운 한류를 일으키고 있다. 특히 6월에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우영미’, ‘송지오’가 세계 4대 패션쇼 중 하나인 파리 패션위크에 참여해 글로벌 패션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에 신세계백화점은 한발짝 나아가 K-패션 세계화에 발벗고 나섰다. 지난 5월 신진 디자이너를 비롯한 중소 패션 기업들에게 해외 수출의 기회를 제공하는 플랫폼, ‘Kfashion82(이하 케이패션82)’를 론칭한 것이다.
신세계가 K-패션 브랜드의 인큐베이터로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국내 패션 브랜드는 이를 통해 어떤 성장을 이뤄나갈 수 있을까?
“온라인을 통한 K-패션의 세계화”
신세계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되었다
K-패션의 위상은 점점 높아지지만, 신생 브랜드나 중소 브랜드들에게 해외 판로를 개척하는 일은 여전히 힘들다. 주로 이들은 B2C(Business To Consumer, 기업과 소비자 간의 거래) 마켓에 의존하고 있으며,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브랜드는 소수에 그치는 게 현실이다. 케이패션82는 이들에게 브랜드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의 채널이 되어줄 전망이다.
플랫폼 이름 역시 해외 바이어들이 한국 패션 플랫폼임을 바로 인지할 수 있도록, 한국 패션을 지칭하는 ‘K-패션’에 대한민국 국가코드 ‘82’를 조합해 의미를 더했다.
패션플랫폼TF팀 전종혁 파트너는 “신세계백화점의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서는 명품뿐 아니라 국내 신진 디자이너와의 상생은 필수”라며 “신진 브랜드는 신세계백화점과 함께 B2B(Business To Business, 기업 간의 거래) 시장에 뛰어들어 고정적인 바이어를 획득하기만 하면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기획 의도를 전했다.
케이패션82에서는 신진 디자이너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역할을 지원한다.
우선 해외 바이어들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다국어로 제공한다. 또, 안전하고 편리한 에스크로(결제대금예치) 기반의 결제 서비스를 지원한다. 국내 은행이 결제 금액을 보호하고 있다가, 상품 배송이 완료되면 판매자에게 정산하는 방식이다.
복잡하고 어려운 해외 배송도 신세계백화점이 책임진다. 유럽, 아시아 전역 운영 경험이 있는 물류대행사를 신세계가 선정해 선박 예약, 문서 처리 등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손쉽게 해결해 준다.
회사 내 동반성장펀드를 이용해 무이자 자금 지원 정책도 펼친다. 입점 업체는 매출 실적, 거래 규모 등 내부 심사를 통해 사내 보유 자금으로 최대 1억 원까지 무이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편리한 결제부터 막힘 없는 물류까지,
케이패션82 덕에 오직 제품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었죠”
신세계백화점은 케이패션82 론칭 이후 국내외 패션수주상담회 등 각종 패션 관련 박람회에 전용 부스를 만들고 바이어 획득에 힘쓰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붐업코리아 수출상담회, 지난 6월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한류 박람회에 참가해 케이패션82를 홍보했다.
케이패션82는 론칭 두 달 만에 120여 개의 브랜드가 입점하고, 바이어도 20개사 이상 확보하며 조금씩 입소문을 타고 있다. 박세미 파트너는 “아직은 론칭 초기이기 때문에 거래가 활발하지는 않지만, 꾸준히 바이어 DB를 확보해 매년 SS/FW 시즌마다 수주를 발생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룸은 케이패션82를 통해 새로운 터닝포인트를 맞이한 두 브랜드, ‘트리플루트(TRIPLEROOT)’와 ‘키모우이(KIMOUI)’의 디렉터들을 만나 플랫폼 이용 후기를 들어봤다.
Q. 케이패션82에 입점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트리플루트 이지선 디렉터 트리플루트는 2020년 론칭 이후 백화점 3사에 입점해 국내 유통을 진행해 왔습니다. 이후 최종 목표인 ‘글로벌 브랜드’로의 도약을 위해 디자이너 컬렉션 라인을 론칭하고, 작년부터 해외 수주회에 참가하는 등 다양한 해외 비즈니스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올해 신세계백화점에서 온라인 B2B 수출 플랫폼을 론칭한다는 소식을 듣게 됐습니다. 한류의 글로벌 경쟁력을 보다 빠르고 효과적으로 알리며, 다양한 국가로의 수출 판로를 안전하게 확보하는 채널이 될 거라고 생각했죠. 특히 해외 바이어 입장에서도 신세계백화점이 운영하는 플랫폼이라면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K-패션에 접근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아, 적극적으로 입점하였습니다.
키모우이 김대성 디렉터 키모우이는 22년 론칭과 동시에 23년 SS 파리 패션위크 해외 세일즈를 시작으로 해외 비즈니스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론칭 직후여서 메인 바이어도 없고, 판로도 없어 수주에 어려움을 겪었죠. 그러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및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주관인 패션코드 수주회에서 케이패션82 부스를 컨택하게 됐고, 신진 디자이너들을 위한 지원사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상담을 통해 입점 후 코엑스 붐업코리아 수출상담회에 참가하게 됐습니다.
Q. 브랜드를 알리고 판로를 개척하는 과정에서 신생(중소) 브랜드는 어떤 어려움을 겪나요?
트리플루트 신생 브랜드의 경우 우선 브랜드 홍보와 안정적인 바이어 확보가 가장 어렵습니다. 특히 해외는 국내와 또 다른 시장이기 때문에, 시장에 적합한 홍보와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또한 수주를 받아도 결제, 배송, 통관 등의 과정이 쉽지 않기 때문에 실제 바잉으로 연결되지 못한 경우도 많이 봤고요.
키모우이 통상적으로 신진 브랜드는 레퍼런스(수출 이력)가 없다 보니 해외 바이어와 접촉하는 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또한 디자이너 브랜드의 경우 1인 기업이 많기 때문에, 유통 및 해외 세일즈까지 컨트롤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디자인 감도를 높이는 것에 집중해야 하는 디자이너 브랜드의 특성상,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까지 공략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Q. 케이패션82 입점 이후 어떤 부분에서 가장 큰 도움을 얻었나요?
트리플루트 다양한 국내외 수주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이와 더불어 수주 이후 배송, 통관 등 물류 관련 문제들까지 케이패션82 담당자분들과 세세한 상담을 통해 원만하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카드 결제를 선호하는 미국 바이어들의 경우, 케이패션82 플랫폼 내 상품 소싱과 결제의 편리성에 대해 큰 만족을 보였습니다. 때문에 첫 번째 오더 이후 케이패션82를 통해 지체 없이 리오더(Re-order)를 진행할 수 있었고, 저희도 신속하게 생산을 투입해 바이어의 입고 요청 시기보다 1~2주 앞당길 예정입니다.
편리한 결제, 빠른 대응, 막힘없는 물류까지! 케이패션82 입점 이후 트리플루트는 해외 수출과 관련해 오직 제품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습니다.
키모우이 코엑스에서 열린 수출 상담회 ‘붐업코리아’ 참가 당시 케이패션82에서 부스 기획 등 해외 세일즈를 적극적으로 도와주셨습니다. 당시 키모우이가 케이패션82 입점 브랜드 중 첫 결제 브랜드가 되었죠. 신세계백화점과 같은 대형 유통기업이 적극적으로 세일즈에 나서니, 바이어들도 믿고 수입의사를 타진하는 것 같습니다.
붐업코리아가 끝난 뒤 일본 패션브랜드 ‘마빈박’의 바이어가 컨택을 해왔고, 현재 1만 개의 가죽가방을 콜라보하여 제작하는 중입니다. 그 외에 1만불 이상의 수주도 예정 되어있습니다. 이 밖에도 많은 콜라보레이션 제의와 패션 매거진의 인터뷰 요청 등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케이패션82 입점이 키모우이의 성장에 있어 큰 터닝포인트가 되었죠.
Q. 앞으로 케이패션82를 어떻게 활용해 나갈 계획인가요?
트리플루트 미주권을 시작으로 파리, 동남아, 일본 등 다양한 국가로 진출을 시도할 예정입니다. 향후 국내외 브랜드, 유통사, 아티스트와 다양한 콜라보 협업을 진행하고, 패션쇼 등 유니크한 컨텐츠로 다양하고 즐거운 K-패션을 선보이고자 합니다. 케이패션82와 K-패션의 세계화에 함께 나아가겠습니다.
키모우이 추후 파리 패션위크 트라노이나 밀라노 패션위크 트레이드쇼와 같은 곳에 참여할 기회가 생긴다면, 새로운 하이엔드 방향성을 수립해 해외 패션 시장으로 유통망을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또한 기존 확보한 바이어들과의 비즈니스를 돈독히 하는 동시에 케이패션82를 통해 유럽 및 미주, 동아시아 바이어들을 새롭게 확보해 나가며 최대의 오더 수주를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할 계획입니다.
‘신세계’여서 믿을 수 있는 플랫폼으로,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해 나갈 케이패션82
패션플랫폼TF는 얼마 전 독일에서 열린 한류 박람회에서 K-패션의 위상을 직접 느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신세계의 역할이 무엇인지 더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전종혁 파트너는 “당시 부스에서도 신세계가 엄선한 트렌디한 K-패션 브랜드에 현지인이 뜨거운 관심을 보이는 모습을 보며 유럽 전역에 K-패션의 인기를 실감했다”라며 “비록 B2B를 목표로 하는 저희가 원하는 바이어들은 아니었지만, 유럽에서의 가능성을 확인한 소중한 자리였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의 궁극적인 목표는 ‘온라인을 통한 K-패션의 세계화’. 케이패션82는 그 중심에서 목표를 실현해 나가기 위해, 플랫폼의 성패가 달린 ‘바이어 확보’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오는 8월 트렌드페어, 9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프랑스 파리 트라노이 패션쇼, 10월 패션코드, 11월 방콕 한류박람회 등에 참여해 플랫폼 홍보와 함께 각국의 해외 바이어들을 만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백화점 유관부서와 협업하여 플랫폼 내 우수업체들을 선정해 오프라인 팝업 개최도 고려 중이다.
박세미 파트너는 “국내외 해외박람회 및 패션수주회 같은 행사에 지속적으로 참여해 각국 바이어들에게 신뢰를 주는 방향으로 운영해 나갈 예정”이라며 “이와 동시에 국내 디자이너와의 유대관계도 지속적으로 쌓아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국내 패션업계 및 해외 바이어들에게서 ‘신세계백화점의 케이패션82’ 라고 하면 믿을 수 있고, 해당 플랫폼을 통해 거래할 만한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K-패션이 콧대 높은 유럽의 패션 시장으로까지 영토를 확장하며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해외 브랜드와 견주어도 부족함 없는 국내 우수 브랜드들이 마음껏 역량을 발휘할 차례가 왔다.
케이패션82에 입점한 곳 중 절반 이상이 신진 브랜드라는 점은 더욱 의미 있다. 브랜드의 이름과 규모를 떠나 이곳에서는 누구나 글로벌 무대로의 데뷔를 꿈꿀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이들은 막막하기만 했던 해외 진출의 꿈을 케이패션82와 함께 하나둘 실현해 나가고 있다.
한국 시장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최고조에 달한 지금, 신세계의 새로운 도전이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뉴스룸이 직접 제작한 콘텐츠는 미디어에서 사용 가능합니다. 콘텐츠 사용 시에는 신세계그룹 뉴스룸으로 출처 표기를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