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들은 무엇을 먹고, 마실까? 궁금하다면 편의점 신상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과거 편의점은 이름처럼 고객의 ‘편의’에 초점을 맞춘 24시간 소매점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1인 가구가 큰 폭으로 증가하며 점포 수는 매년 급증했고, 오늘날 편의점은 작지만 강한 오프라인 유통 강자로 우뚝 섰다.
지금의 편의점은 ‘트렌드의 집약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용객의 절반 이상인 MZ 세대의 발길을 이끌기 위해 편의점은 어느 유통 채널보다 트렌디해져야 했다. 젊은 층의 소비 트렌드에 재빠르게 반응해 상품을 선보이는 것이 업계의 경쟁력이 되었다.
소규모, 다점포라는 업종의 특성상 편의점은 트렌디한 상품들을 동시다발적으로 전국에 적용할 수 있다. 단순히 트렌드를 좇는 게 아닌, 트렌드 세터로서의 역할까지 해낼 수 있는 이유다. 상품 운영주기가 타 유통업보다 짧다는 점도 트렌드에 대응하기에 큰 이점으로 작용한다.
‘유통의 꽃’이라 불리는 MD(상품기획자). 그중 편의점 MD의 하루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트렌드를 읽고 매대에 상품을 올리기까지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트렌드는 시시각각 변하고, 업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트렌드의 최전선에서,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 이마트24 MD들을 만나봤다.
INTERVIEW 01.
이마트24 주류팀 김경선 MD
최근 ‘홈술족’은 편의점에서 다양한 종류의 술을 찾는다. 이마트24는 고객이 원하는 주류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제공하는 ‘근거리 주류창고’를 자부한다. 희소성 있는 와인, 플레이버 위스키 등 기존 편의점에서는 접하기 어려웠던 트렌디한 주류를 발 빠르게 도입해 매월 할인된 가격으로 선보인다. 나아가 ‘이달의 와인’, ‘와인&비어위크’와 같은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주류 트렌드를 선도해 나가고 있다.
Q. 현재 이마트24에서 취급하는 주류는 얼마나 되나요?
이마트24는 2019년 3월 업계 최초로 ‘주류특화매장’이라는 새로운 포맷을 제시했습니다. 100~200여 종의 와인, 위스키 등을 갖춘 편의점 속 숍인숍(Shop in Shop) 형태였죠. 이후 이마트24의 주류특화매장은 고객의 큰 호응을 얻으며 업계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편의점에서 취급하는 주종이 다양해진 것은 이마트24 덕분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현재 이마트24는 전국 4천여점에 달하는 주류특화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각 매장에서는 와인, 위스키와 더불어 기존에 인기를 끌었던 수제맥주, 증류주, 소주, 막걸리 등 수백 종에 달하는 주류도 구매할 수 있습니다.
Q. 시장조사부터 상품 기획, 출시에 이르는 과정에서 주류 MD는 어떤 일을 하나요?
우선 요즘 뜨는 술과 음용 방식, 주류 마케팅 등 주류 트렌드에 대한 모든 것을 조사합니다. 주말에는 힙한 동네의 업장과 팝업 행사에 방문해 영감을 얻기도 하죠. 해외 주류 동향을 파악해 국내에 접목할 만한 요소들을 캐치해 상품 소싱을 추진하기도 합니다.
시장조사를 통해 상품이 선정되면, 여러 번의 시음을 통해 최적의 맛을 찾아내고, 여러 타깃에게 시음 소감을 듣습니다. 이후 고객에게 소구할 수 있는 한 문장의 셀링 포인트를 찾아 최적의 가격을 책정합니다. 이후 마케팅팀과 함께 홍보안과 매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합니다. 출시된 이후에도 소비자 반응을 파악해 붐업 시킬 수 있도록 상품에 대해 끝까지 책임집니다.
Q. 최근 불어온 편의점 이색 주류 열풍 속 이마트24가 갖는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하드리커(Hard Liquor, 증류주)의 구색이 다양하다는 점입니다. 이마트24는 기존에 편의점에서 시도해 보지 않았던 유니크한 상품들을 소싱하고 있습니다. 탐험가의 스토리와 얼려 마시는 재미가 담긴 ‘섀클턴’ 위스키, 미국 MZ들이 즐기는 플레이버 위스키인 ‘올레스모키 피넛버터, 솔티카라멜 위스키’ 등 트렌드를 발 빠르게 캐치해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매달 ‘이달의 칵테일’ 행사를 진행해 주류를 큐레이션하고 있습니다. 맛으로 승부하는 상품, 이마트24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탐나는 단독 패키지 상품, 숨겨진 보석과 같은 하드리커를 선정해 제안하며 주류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Q. 요즘 가장 핫한 술을 꼽으라면 단연 ‘하이볼’일 텐데요. 이마트24가 최근 출시한 RTD* 캔 하이볼, ‘칠 하이볼’만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칠 하이볼은 곰표맥주로 유명한 국내 1위 수제맥주 기업 세븐브로이와 협업해 개발한 상품입니다. 하이볼을 가장 기분 좋게 마실 수 있는 최적의 도수를 찾기 위해 여러 번의 시음 테스트를 거쳤고, 그 결과 7도라는 최적점을 찾았습니다. 그래서 7도 하이볼을 시원하게 칠링(Chiling)해 마신다는 의미의 하이볼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RTD(Ready to Drink) : 원래 제조가 필요한 음료를 바로 구매해서 마실 수 있도록 상품화한 것.
Q. 한동안 이어질 하이볼 트렌드, 이마트24에서는 이 트렌드를 어떻게 반영해 나갈 계획인가요?
하이볼 열풍과 함께 RTD 캔하이볼이 출시되고 있으며, 매출 추이도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마트24는 한발짝 더 나아가 리얼 위스키가 들어간 하이볼 도입에 초점을 두고, 한번 맛보고 마는 상품이 아닌 ‘맛’으로 승부 보는 상품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Q. 주류 트렌드를 이끄는 선두주자로서 이마트24의 계획과 목표는 무엇인가요?
고객에게 기분 좋은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주류 전문 편의점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편의점에서 시도해보지 못한 색다른 이벤트와 주류 팝업행사, 콜라보 특화 점포 출점 등 고객과 함께 즐기는 드링킹 축제들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주류 트렌드를 선도하며 새로운 드링킹 문화를 만들어가는 편의점을 만들고자 합니다.
INTERVIEW 02.
이마트24 Daily팀 반가운 MD
이마트24의 안주 코너도 호황을 맞았다. 홈술족이 증가하고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자 편의점 안주류 매출도 상승세다. 그중에서도 특히 냉장안주류 상품 매출은 큰 폭의 신장률을 보이며 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실제 이마트24가 안주류 매출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올해 냉장안주류는 지난해 대비 4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이마트24는 최근 다양한 종류의 요리형 냉장안주 브랜드 ‘요즘돼세’를 론칭했다.
Q. 이마트24의 냉장안주 상품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편의점 대표 안주인 족발, 수육 치킨류는 물론 곱창, 막창, 닭똥집 등 포장마차에서 만나볼 법한 다양한 메뉴가 구성돼 있습니다. 최근에는 육가공품이 아닌 문어무침, 황태채무침 등 반찬으로도 손색없는 상품도 선보이고 있습니다. 소시지 야채볶음, 콘치즈 등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안주도 있어 주종에 맞게 골라 먹는 재미도 있답니다.
Q. 시장조사부터 상품 기획, 출시에 이르는 과정에 대해 대략적인 설명 부탁드립니다.
우선 오프라인의 인기 맛집을 방문하는 등 시장조사를 통해 고객 니즈를 파악합니다. 이후 해당 상품이 대량 생산 및 상품화가 가능한지 판단하고, 레시피를 구현할 수 있는 제조사를 선정합니다. 개발하고자 하는 품목과 유사한 상품을 시식하고 비교해 보며 최적의 레시피를 찾습니다. 상품 개발 과정에서는 콘셉트를 잡아 상품명과 디자인에 어떻게 접목할지 고민합니다.
마케팅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최근에는 어떤 소구 포인트로 고객에게 다가갈지 더 많이 고민하는 것 같아요. 최적의 맛과 패키지가 완성되어 출시 일정이 정해지면, 경영주분들에게 발주를 받기 위한 프로모션을 진행합니다. 고객의 손이 가도록 2+1 행사와 같은 할인도 진행합니다.
Q. 평소 편의점 MD로서 트렌드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시나요?
입소문이 난 가게를 찾아가기도 하고, 시공간 제약이 없는 SNS를 둘러보며 요즘 젊은 층이 어떤 음식을 선호하는지 살펴보는 편입니다. 먹거리 담당 MD이지만 옷, 가전, 디자인 등 다방면으로 트렌드의 변화에 호기심을 갖고 ‘요즘’을 사는 고객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Q. 올해 론칭한 이마트24의 냉장안주 브랜드 ‘요즘돼세’의 경우, 이름부터 트렌디함이 느껴집니다. 요즘돼세의 콘셉트와 특징을 소개해 주세요.
편의점 주류 매출이 급등하며 점주분들로부터 냉장안주 상품의 다양화에 대한 요청을 많이 받았습니다. 상반기 내 인기 안주 위주로 차별화 상품을 개발해 보자는 목표가 생겼고, 이마트24 냉장안주 하면 떠올릴 수 있는 브랜드를 고민하게 됐습니다.
주 고객인 젊은 층에 쉽게 다가가기 위해 팀원들과 상품명에 대해 브레인스토밍을 하던 중, ‘돼지런(돼지+부지런하다는 뜻으로 먹을 것에 매우 부지런하다는 신조어)’이라는 키워드에서 콘셉트를 도출할 수 있었습니다. ‘요즘돼세’라는 네이밍은 ‘요즘 돼지런하게 먹는 세상’이라는 뜻입니다.
현재 막곱창, 닭똥집, 찰순대 등 대표 술안주 위주로 6종을 출시한 상태입니다. 패키지에는 해당 메뉴에 어울리는 주종도 함께 표시해 제안하고 있습니다.
Q. 소비자 반응은 어떤가요?
이마트24에서는 현재 40여 종류의 냉장안주를 취급하고 있는데요. 올해 5~6월에 걸쳐 출시된 요즘돼세 6종 모두 매출 10위권 내 랭크될 만큼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Q. 요즘돼세를 비롯해 이마트24 냉장편의식의 향후 계획 및 목표는 무엇인가요?
‘이마트24 안주’ 하면 ‘요즘돼세’가 떠오를 수 있도록 지속해서 상품을 개발하고 육성해 나갈 예정입니다. 상반기는 기본에 충실한 대표 상품 위주로 선보였다면, 하반기는 차별화된 소스나 두 가지 이상을 함께 즐기는 안주 등 차별화에 초점을 두고 상품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더불어 ‘안주’뿐만 아니라 냉장분식, 핫바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고객들이 이마트24를 일부러 찾아오게 만드는 상품 만들기가 목표인데요. 궁극적으로는 경영주님께 선택받고, 고객께 사랑받는 냉장 매대를 실현하고 싶습니다.
INTERVIEW 03.
이마트24 디저트식품팀 손주현 MD
편의점 디저트, ‘편저트’에 대한 인기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이마트24 디저트 상품 매출은 전년 대비 2.6배로 껑충 뛰었다. 올 상반기에는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 트렌드에 힘입어 약과 디저트 매출이 161% 증가하며 디저트 상품군 매출을 견인했다. 또 최근 SNS에서 화제인 ‘크룽지(크루아상+누룽지)’를 소재로 한 프리미엄 디저트 ‘달콤바삭 크룽지’를 업계 최초로 선보이며 디저트 라인업을 확대하기도 했다.
Q. 최근 ‘편저트’가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마트24가 디저트 출시에 있어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요?
요즘 편의점의 디저트 상품군 구색이 확대되고 있고, 맛과 가성비를 다 잡은 상품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멀리 찾아갈 필요 없이 가까운 곳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마트24는 전문점에서 이미 검증이 된 상품 혹은 인기 맛집과의 콜라보를 통해 상품을 개발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어느 지역에서나 쉽게 맛집 상품을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Q. 시장조사부터 상품 기획, 출시에 이르는 과정에 대해 대략적인 설명 부탁드립니다.
SNS로 사전 조사를 하고 현장에서 상품을 확인합니다. 편의점에 맞는 상품인지, 아니라면 어떻게 편의점에 적합한 형태로 만들 수 있는지 논의합니다. 협력사에 콘셉트를 전달해 개발을 진행하고, 4~5차례 샘플을 확인하고 수정하는 작업을 거칩니다. 패키지 또한 상품 콘셉트에 맞게끔 디자인을 논의하고, 출시하기 전 각 팀과 협업해 홍보 및 행사 등을 기획합니다. 한 상품이 출시되기까지는 약 2~3개월의 시간이 소요되는 편입니다.
Q. 디저트 트렌드가 바뀔 때마다 편의점 업계는 관련 상품을 쏟아냅니다. 차별점을 두는 게 관건일 듯한데, 이마트24는 차별화되는 디저트를 선보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나요?
디저트는 트렌드에 민감한 만큼 스피드가 생명입니다. 따라서 최대한 트렌드에 선제 대응해 상품을 신속하게 선보이기 위해 노력합니다.
최근에는 할매니얼 열풍과 함께 K-디저트가 급부상해, 약과를 활용한 상품들이 이슈가 되고 있는데요. 이마트24에서도 ‘한국의집’과 콜라보한 꿀약과와 르뱅쿠키에 약과를 올린 약과쿠키 2종을 출시했습니다. 전문점에서 이슈가 됐던 크룽지 상품도 업계 최초로 도입해 출시했습니다.
Q. ‘크룽지’는 어떻게 도입하게 되었나요?
크룽지는 베이커리 전문점인 ‘베즐리’에서 처음 개발한 상품입니다. 이후 점차 개인 베이커리나 카페에서 크룽지를 판매하기 시작했고, 인스타그램에서도 ‘크룽지’ 관련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쏟아지며 인기가 확산되었죠. 따라서 편의점에서도 크룽지를 빠르게 선보이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 업계 최초로 ‘달콤바삭 크룽지’라는 이름으로 크룽지를 선보였습니다.
Q. 이마트24는 ‘협업 맛집’으로도 유명한데요. 기억에 남는 협업 사례가 있다면요?
이마트24는 지금도 다양한 브랜드, 맛집들과 콜라보를 준비 중입니다. 상반기에는 한국문화재재단과 콜라보한 ‘한국의집’ 상품, 추억 속 과일 빙수집 ‘캔모아’와 콜라보한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한국의집’과 콜라보한 꿀약과나 마들렌 같은 경우는 실제 고종이 즐겨 찾았던 디저트로 알려졌습니다. 이러한 스토리텔링에 중점을 두고 상품을 개발했습니다. 또, 오티스타 소속인 자폐 아티스트들이 그린 그림들을 띠부씰로 제작해 한국의집 상품들에 같이 동봉하고, 수익금의 일부를 자폐 디자이너들의 자립을 돕는 오티스타에 기부하고 있습니다.
Q. 이마트24 디저트식품팀의 향후 계획 및 목표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일본 편의점과 같이 다양한 디저트를 선보이는 편의점으로 발돋움하고 싶습니다. 일본의 편의점에는 맛과 가성비가 뛰어난 디저트 상품들을 접할 수 있는데요. 이마트24에 가면 맛있고 다양한 디저트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을 고객들이 인지하고 찾아올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디저트 맛집으로 거듭날 이마트24에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립니다.
‘뭐(M)든지 다(D)한다’의 약자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MD의 하루는 바쁘다. 특히나 편의점은 업종과 고객의 특성상 늘 ‘새로운 것’에 대한 수요가 끊이지 않기에, 상품을 출시해 놓고도 곧바로 ‘그다음’을 고민해야 한다.
국내에선 볼 수 없었던 해외 희귀 위스키를, 포장마차에 가야만 먹을 수 있었던 안주들을, 줄 서서 먹는 맛집 디저트를 집 앞에서 손쉽게 즐길 수 있도록 이마트24 MD들은 오늘도 치열한 하루를 보낸다. 고객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이마트24의 행보에 많은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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