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향의 신세계를 연 단 하나의 작품” 백화점과 호텔 결합한 ‘하우스 오브 신세계’ 전격 공개
▶ 유통업체 최초 입점한 12개 레스토랑, 2억 와인 보관하는 와인셀라 개장
▶ 신세계 인테리어, 와인, 푸드 담당자가 직접 말하는 하우스 오브 신세계 탄생 뒷이야기
신세계 강남점 스위트파크 한 켠, 특급 호텔로 들어서는 듯한 통로가 생겼다.
통로에 들어서면 따뜻한 간접조명이 가득 찬다. 시선이 닿는 곳곳에는 각종 예술 작품이 설치됐다. 한 발짝 넘어서니 잔잔한 음악을 배경으로 폭신한 소파에 앉은 고객들의 모습이 어우러진다. 백화점과 호텔 그 사이, ‘하우스 오브 신세계’다.
하우스 오브 신세계는 신세계 강남이 지난 6월 10일 공개한 플랫폼이다.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총 3개 층에 2,200평으로 구성됐으며, 푸드홀과 와인숍이 들어선 미식 플랫폼이 이번에 1차로 문을 열었다. 이번 리뉴얼로 신세계 강남점은 ‘서울 최대 규모 백화점’ 지위에 올랐다.
이곳은 백화점 시공간의 혁신이기도 하다. 빼곡히 들어찬 식당과 테이블이 기본이던 푸드홀은 호텔 라운지 개념으로 재해석했고, 와인숍은 고급 맨션 같은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그 안에 들어선 콘텐츠들도 쉽게 만날 수 없는 품격이다. 밤 8시로 통용되던 백화점 운영 시간도 10시까지 파격적으로 늘렸다.
세상에 없던 백화점을 열어낸 하우스 오브 신세계.
이곳을 만든 사람들과 함께 공간을 둘러보며 탄생 뒷이야기를 들었다.
품격 있는 미식
힙과 헤리티지 모두 품은 하이엔드 푸드홀
“여기가 푸드홀이라고요?”
귓가에 흐르는 피아노 소리, 곳곳 자리 잡은 예술 작품, 널찍하고 푹신한 소파에 은은한 조명까지. 짐작을 가뿐히 뛰어넘는 풍경이다. 특급 호텔 로비와 진배없다. 천장은 3층 높이로 뻥 뚫려 실내인데도 개방감이 시원하다. 하우스 오브 신세계의 중심이기도 한 아트리움은 리모델링 이전과 비교해 2배 이상 커졌다.
신세계 인테리어팀 조혜정 팀장은 “3층 규모의 하우스 오브 신세계는 층마다 다른 콘텐츠로 채워진 공간이다. 이들을 자연스럽게 연계하는 게 가장 큰 도전 과제였다”고 말했다. 이어 “공간 전체를 ‘하우스’라는 컨셉으로 묶고, 가운데에 커다란 아트리움을 중심으로 모든 층이 하나로 연결된 느낌을 주었다”며 애정어린 눈길로 공간을 바라봤다.
눈길이 닿는 구석구석 고심해 설계했다는 게 느껴진다. 현대 사진의 거장인 엘리엇 어웟의 작품 등 각종 예술 작품이 섬세히 자리 잡았다. 모든 가구와 집기류도 신세계까사와 연계해 특별 제작한 것들이다.
지하 1층은 아트리움 중심에 두고 10여 개의 레스토랑이 푸드홀 형태로 입점했다. 레스토랑 입구는 활짝 개방됐지만, 오히려 고급스러움이 돋보인다. 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에서의 뜨거운 인기를 증명하듯, 오픈 직후 방문한 고객들로 가득 찼음에도 분위기는 쾌적하고 여유롭다.
빽빽이 줄지은 테이블 대신 오마카세 식당에 온 듯한 카운터 테이블과 비즈니스 미팅도 가능한 개별 다이닝룸, 널찍한 식사 자리가 자리한 덕분이다. 신세계 F&B 2팀 조창희 팀장은 “옆자리 대화가 쉽게 들리지 않도록 설계했다”고 귀띔했다.
“최대의 공간 효율은 아닙니다” 함께 이곳을 둘러보던 FB팀 김태남 바이어가 이어 말을 이었다. “일반적인 푸드홀은 500평이면 550석 정도가 들어섭니다. 반면 하우스 오브 신세계 푸드홀은 550평에 262석만을 배치했습니다. 공간적인 손실이 있더라도 고객들에게 편안하고 안락한 시간을 제공하고자 했죠”
이곳에 입점한 12개의 레스토랑은 모두 미식의 대가들이다. 분점을 내지 않던 고집 있는 레스토랑의 첫 분점은 물론 국내 최초 입점까지 ‘유통업체 최초’만 모았다.
강남의 유서 깊은 초밥집 ‘김수사’가 38년 만에 하우스 오브 신세계에 처음으로 2호점을 냈고, 1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장어덮밥 ‘키쿠카와’는 이곳에 국내 첫 둥지를 틀었다. MZ세대의 눈길이 집중되는 레스토랑도 자리를 잡았다. 용리단길의 인기를 견인하며 이름을 떨친 남준영 셰프의 ‘키보 아츠아츠’가 최초로 문을 열었고, 예약도 어려운 성수동의 ‘바위파스타바’가 유통업체에 최초 입점했다. 신세계 한식 연구소가 만든 모던 한식 다이닝 ‘자주한상’도 하우스 오브 신세계에서 첫 선을 보인다.
F&B 2팀 김태남 바이어는 “이곳을 기획하는 3년간 끊임없이 우리가 어떤 공간을 만드는지 스스로 되물으며 비전을 완성했다”며 “단순히 ‘섭외’나 ‘입점’이 아닌, 신세계와 함께 100년 이상 함께 발맞춰 나가기를 바라고, 각 대표님에게 저희의 비전을 열심히 설명했다. 뻔한 말이지만, 그 진심이 통했다. 그렇게 신세계뿐 아니라 입점한 레스토랑 모두 함께 하우스 오브 신세계를 완성해 나갔다”고 말했다.
한 병에 2억이 넘는 와인도 모셨다
명품 공간의 정점을 찍는 와인셀라
아트리움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한층 오르면 ‘와인셀라’가 등장한다. 400평 규모의 와인 전문관으로 이곳은 ‘숍(가게)’이 아닌 ‘셀라(저장고)’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와인셀라는 그 이름처럼 신세계가 직접 큐레이션한 ‘진정한 와인’을 담겠다는 목적으로 출발했기에 무엇보다 ‘희소성’에 주목한다. 실제로 와인셀라가 선보이는 주류 5,500여 종 중 절반 가량이 수백만 원에서 수억 원에 달하는 최고급 주류다.
크리스탈의 90년대 샴페인, 스크리밍 이글의 화이트 와인, 톤도니아의 로제 와인, 씨네쿼넌의 2000년대 초반 상품, 살롱의 90년대 빈티지 등 수많은 희귀 주류가 와인 마니아를 유혹한다. 신세계 가공식품팀 조은식 CP는 “준비하면서도 ‘과연 이 상품의 가치를 알아보는 분들이 있을까?’ 했는데, 신기하게도 고객님들은 저희의 히든카드들을 가장 먼저 쏙쏙 골라 가셨다. 와인에 진심인 분들이 와인셀라를 찾는다는 방증”이라 말했다.
“와인셀라는 정말 긴 시간 준비했습니다” 조은식 CP가 함께 와인셀라를 둘러보며 말했다. “마음속의 기획은 거의 2018년부터 했고, 소싱은 2021년부터 차곡차곡 준비했습니다. 그때부터 이미 매장이 머릿속에 그려질 정도로 강박에 가깝게 몰입했죠. 와인셀라에 없다면 한국에서는 못 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바이어의 자존심을 걸고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매장을 만들어 뿌듯합니다”
매장은 주류 산지와 카테고리에 따라 방을 나눠 고급 저택을 구경하는 느낌을 주도록 했다. 샴페인과 위스키를 소개하는 섹션도 눈에 띈다. 한쪽에는 VIP 공간인 ‘에이펙스(APEX) 컬렉션’이 자리했다.
직원이 동행하여 보안카드를 찍자 문이 열린다. 서늘한 공기가 가장 먼저 느껴진다. 공간은 와인 보관에 적합하도록 16도로 유지되고 있었다. 이곳의 와인 셀렉션을 하나씩 살펴보니 눈이 휘둥그레진다. 1병에 2억 원이 넘는 초고가 와인 ‘르로아 뮈지니(Leroy Musigny)’가 줄지어있다.
와인셀라 중에서도 가장 비싼 와인만 모여있는 곳이냐는 질문에 조은식 CP는 “가격이 아닌 희소성이 에이펙스 컬렉션에 선정되는 기준”이라고 답했다. “가격에 상관없이 가장 귀하고 시중에서 찾기 힘든 상품들만 모았습니다. 와인 애호가 분들과 와인 업계인, 해외 와이너리 분들이 오셔서 MD에 정말 감탄하시며 이런 컬렉션은 세계적으로도 아주 드물다고 입을 모으세요. 아주 뿌듯하죠”
구매한 와인을 곧바로 시음할 수 있는 프라이빗 다이닝룸도 자리했다. 최대 8명까지 앉을 수 있는 공간으로, VIP 고객 대상으로 와인셀라 직원을 통해서만 입장할 수 있다. 추후에는 테이스팅 클래스나 와인 관련 소규모 강의도 진행한다.
여기에 오직 와인 클래스만을 위한 러닝 랩도 마련했다. 와인은 상품과 생산지의 철학을 이해할 때, 더욱 잘 즐길 수 있는 주류이기 때문이다. 유명 와인의 생산자와 협업하여 직접 교류하고, 와인을 배울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할 예정이다. 조은식 CP는 “해외에서 희귀 와인을 구해주고, 통관을 돕는 ‘컨시어지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라며 웃었다.
‘신강 속 신강’
신세계의 감각을 모아 열어낸 밤의 백화점
하우스 오브 신세계의 모든 공간은 으레 백화점 영업시간인 밤 8시가 아닌 10시까지 운영한다. 해가 사라지면 전반적인 조도도 더욱 아늑하게 조정되며, 음악도 가벼운 피아노 연주나 재즈에서 묵직하면서도 바운스 있는 하우스 파티 음악으로 변경된다.
공간별 연계도 돋보인다. 일반적인 푸드홀과 달리 하우스 오브 신세계의 레스토랑은 주류와 페어링 궁합이 좋은 식사를 선보인다. 와인셀라에서 와인을 구매한 후, 푸드홀 레스토랑에서 콜키지 서비스를 즐길 수도 있다.
이 모든 콘텐츠의 중심은 고급 맨션 같은 ‘하우스’라는 단 하나의 콘셉트가 중심을 잡는다. 온라인의 시대, 오프라인 공간을 찾게 하는 매력이다.
신세계 인테리어팀 조혜정 팀장은 “기획 기간만 3년이다. 하우스 오브 신세계, 즉 ‘신세계의 집’이라는 이름처럼 신세계의 정체성을 담아내려 했다. 신세계의 취향과 안목이 깃든 이곳에서 최고의 환대를 받길 바란다”며 미소를 지었다.
아직 모든 베일을 벗은 건 아니다. 7월에는 비밀스러운 문으로 입장할 수 있는 룸이 매력적인 미가훠궈, 중국 명주를 잔술 코스로 선보이는 고량주관 등을 추가로 오픈한다. 여기에 지상 1층은 럭셔리 편집숍과 VIP 고객을 위한 퍼스널 쇼퍼 룸 등으로 채울 예정이다.
이번 하우스 오브 신세계는 지난 2월 선보인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 파크’에 이어 신세계 강남이 두 번째로 완성한 식품관이다. 스위트 파크는 석 달간 350만 명을 집결했고, 강남점 전체 매출은 20% 늘었다. 평일 낮에도 대기행렬이 이어지는 등 벌써부터 하우스 오브 신세계의 인기도 심상치 않다.
최초이자 최고가 모인 이곳에서 백화점의 밤이 와인처럼 무르익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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