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만난 사람] 최초와 최고의 만남, 하우스 오브 신세계를 만든 사람들

▶ 신세계 바이어들이 확신으로 만든 ‘100년 푸드홀’, 하우스 오브 신세계
▶ ‘헤리티지’와 ‘힙’의 조화, 푸드홀의 넥스트레벨에 들어선 12가 미식
▶ 기존의 없던 공간을 함께 만들어가기까지, 셰프를 홀린 신세계의 비전은

신세계 강남은 ‘신강 속의 작은 신강’을 만들겠다는 기획 아래, 지난 6월 ‘하우스 오브 신세계’를 선보였다. 밤 10시까지 늘린 영업시간에 마치 특급 호텔같은 분위기까지. 그간 업계에서 볼 수 없던 혁신이다.

신강 속의 작은 신강, 하우스 오브 신세계를 완성하는 건 그 안에 들어선 고품격 콘텐츠다. 와인셀라에는 2억 원이 넘는 희귀와인들이 가득 담겼고, 푸드홀에 입점한 12개의 레스토랑은 모두 ‘유통업계 최초’다.

단 한 번도 분점을 내지 않았던 역사 깊은 레스토랑은 첫 2호점을 하우스 오브 신세계에 냈고, 전국을 휩쓸며 MZ세대를 열광시킨 F&B기획자는 이곳에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했다. 미식의 대가들이 신세계와 손을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하우스 오브 신세계를 빛내는 5곳의 수장을 만나 그 이야기를 들었다.

       

강남의 터줏대감도, 60년의 부산 맛집도
유서 깊은 레스토랑이 신세계와 손잡은 이유는

 

■ 백화점에서 맛보는 40년의 오마카세, 김수사(金夀司)

일식집 ‘김수사(金夀司)’는 1986년 개업 후 40여년을 이어온 강남의 터줏대감이다. 호텔에서 근무하던 정재윤 셰프는 2012년 아버지로부터 김수사를 물려받으며 그 여문 손끝을 이었다. 아버지가 남긴 말씀은 ‘서두르지 마라, 그리고 만족하지 마라’. 그는 선대의 명성을 지키며 마음가짐을 다잡기 위해 머리를 삭발했다.

그러던 어느 날, 신세계 F&B 2팀 조창희 팀장이 평범한 한 명의 손님으로 김수사에 들렀다. 조창희 팀장은 그가 쥔 스시를 맛보고는 하우스 오브 신세계의 비전을 공유했다. 대를 이어 일식의 대가로 자리잡은 정재윤 셰프에게 새로운 도전정신이 생긴 순간이다.

“이전에도 많은 제안을 받았지만 한번도 분점을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하지만 신세계의 비전은 제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김수사의 첫 분점, 하우스 오브 신세계 매장에는 그의 정성이 곳곳에 담겼다. “이번이 첫 분점이라 고민도 열정도 넘쳤습니다. 2호점에 쓰일 식기들은 제가 일본을 오가며 직접 공수했습니다. 판초밥에 사용하는 판은 가장 최상의 편백나무 기물로 특별 제작했죠.”

새롭게 선보인 2호점에서 그가 가장 마음에 드는 공간은 본점에 비해 넓어진 카운터 좌석이다. 정재윤 셰프는 “손님과 가까이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늘어서 만족스럽다”며 “좋은 재료의 맛을 살린 정직하고 맛있는 식사로 고객들에게 행복을 주겠다”고 말했다.

김수사 하우스오브신세계점은 스시를 접하는 최고의 방법, 오마카세와 더불어 예닐곱개의 단품 메뉴들을 판매한다. 하우스 오브 신세계에서 김수사가 선사하는 녹진한 바다의 맛을 즐겨보길 권한다.

김수사 하우스오브신세계점 대표 메뉴
김수사 특상초밥 1인 49,000

 

■ 갈비 한 쌈에 와인 한 잔, 윤 해운대 갈비

60년의 역사를 이어온 ‘해운대 암소갈비집’에서 3대째 경영을 이어가는 윤주성 대표는 미국 뉴욕에 ‘윤 해운대 갈비’를 론칭했다. 해운대 암소갈비집의 유일한 분점, 윤 해운대 갈비는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뉴욕 최고의 레스토랑’에 이름을 올렸으며 큰 인기에 평소에는 예약이 힘들 정도다.

그 윤 해운대 갈비가 뉴욕에 이어 서울, 하우스 오브 신세계에 발을 디뎠다. “신세계 강남에서 엄청난 프로젝트를 준비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윤주성 대표가 입점을 결심했던 순간을 회상했다. “본래 유통업체에 들어가는 걸 꺼렸어요. 하지만 신세계는 유통업과 요식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더라고요”

하우스 오브 신세계, 즉 신세계의 집이라는 명칭도 윤 대표의 마음에 닿았다. “본점 해운대 암소갈비집도 ‘집’이라는 장소성을 가졌습니다. 좋은 집에 초대되어 최고의 환대를 받으며 술과 고기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함께 만들어가기로 결심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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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해운대 갈비의 모던한 내부는 뉴욕의 매장을 그대로 들여온 모양새다. 톤다운 된 공간 컬러에 절제된 조도는 뮤지엄을 닮았다. 반면 매장 오른쪽편에 위치한 10인용 룸은 부산 본점의 매장을 닮았다. 헤리티지를 계승한다는 의지다. 현판도 현재 리모델링중인 부산 본점의 것을 가져와 달았다.

윤 해운대 갈비는 국내 한우만 고집해 육질이 촉촉하고 강건하다. 생갈비도 양념갈비도 더할나위 없다. 감칠맛을 더하는 각종 밑반찬도 훌륭하다. 여기에 와인을 페어링한다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윤 해운대 갈비 하우스오브신세계점 대표 메뉴
생갈비 180g 58,000원
양념갈비 180g 54,000원

 

       

MZ 홀린 푸드 기획자들 총출동
하우스 오브 신세계에 선보인 새로운 핫플

 

■ 몽탄, 청기와타운 그리고 이젠 미도한우함박

최소 3시간은 기다려야 하는 살벌한 웨이팅 맛집 몽탄, 오픈 2주만에 100명이 줄을 서는 산청숯불가든, 고도식, 도하정, 양인환대, 청기와타운, 카린지… 모두 정동우 대표의 손에서 탄생한 식당이다.

명실상부한 요식업계의 미다스의 손이지만 주로 숯불을 쓰는 고기집을 론칭하다보니, 백화점 등의 유통업체와는 인연이 없었다. 그러던 그에게 신세계 바이어가 손을 내밀었다. “4년전쯤 전 첫 만남을 가졌어요. 기존 유통에선 볼 수 없던 공간을 선보일 거라며 함께하자 제안주셨죠.”  밤 8시라는 허들을 넘고, 숯을 쓸 수 있는 백화점. 그에겐 마다할 이유가 없다.

미도(味道), ‘우리만의 맛의 길’, ‘향기를 남기다’라는 뜻이다. 그가 새롭게 론칭한 미도한우함박은 한우를 활용한 우리만의 경양식을 원플레이트로 선보인다.

한 그릇에 모든 식사를 담아내는 원플레이트는 수많은 식당을 론칭한 정 대표에게도 처음이다. “오픈 전 2달 동안 미도한우함박 레시피와 운영을 연습했습니다. 1만원대 가격에 100% 한우함박, 적은 인력으로 운영하는게 생각보다 어렵더라고요. 여러 수정을 거쳤어요.”

하우스오브신세계 콘셉트에 맞춰 준비한 유럽 빈티지 식기류에서는 정 대표의 섬세한 감각이 전해진다. “트렌디하면서도 클래식한 분위기에 맞췄죠. 고객분들도 MZ세대에서 노년의 신사까지 다양해 깊이와 폭이 한층 넓어졌습니다” 이곳에선 시원한 맥주, 100% 한우 함박에 정 대표의 감각까지 맛볼 수 있다. 다만 오픈런은 필수니 서두를 것.

미도한우함박 대표 메뉴
한우함박 16,900원
한우치즈후라이 15,900원

 

■ 용리단길의 선구자가 이곳에 새롭게, 키보 아츠아츠

용리단길의 인기를 견인하는 핫플레이스들이 있다. 바로 효뜨, 남박, 꺼거, 키보, 굿손, 사랑이뭐길래. 그런데 이 모든 식당들을 단 한 사람이 만들었다는 사실. 바로 남준영 셰프다.

남준영 셰프는 우리나라 외식업, 그리고 백화점 상권에서 전례없던 프로젝트를 시작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지점부터 굉장한 흥미를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바이어분이 연락을 주셨죠, ‘이번에 신세계에서 엄청난 걸 준비하고 있는데 함께 하시지 않을래요?’라고요. 바로 ‘예, 한번 해보시죠!’ 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는 이어 “일반적으로 계약 한 번에 끝나는 입점이 아닌, 함께 고객에게 전달하고픈 가치를 고민하며 완성해 나가서 더욱 애착이 깊다”고 말했다.

남 셰프의 강점은 ‘콘셉트’다. 베트남 식당 효뜨, 홍콩식 중식당 꺼거 등 남 셰프의 이국적인 콘셉트는 현지인도 헷갈릴 정도다. 그가 하우스오브신세계에서 새롭게 공개한 키보 아츠아츠는 80년대 일본식 돈가스와 오므라이스를 선보인다.

짧아서 더 아름다운,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일본 버블시대의 레스토랑을 경험하고 싶다면 키보아츠아츠 하우스오브신세계점에 들러보자. 80년대 일본의 정취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키보 아츠아츠 대표 메뉴
로스카츠 정식 15,000원
일본 경양식 오므라이스 14,000원

 

■ 내 맘대로 되지 않는 세상에 작은 위로를, 타치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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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에서 낮엔 라멘을, 밤엔 술과 요리를 파는 라멘비스트로. 바로 ‘타치바나’다. 10만 명의 팔로워를 이끄는 식음업계 인플루언서 ‘비터팬’이자 F&B 브랜딩 기업 대표인 한충희 기획자가 새롭게 오픈한 맛집이다.

사실 그는 요리와는 무관한 삶을 살았다. 화학회사 직원으로 일하던 그를 요식업으로 이끈건 ‘재미’와 ‘낭만’이다. 회사원과 식당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주7일을 근무해도 ‘그저 너무 재밌었다’고 그는 회고한다. 확신을 가지고 퇴사한 한 대표는 연하동, 금토일샴페인빠, 콘부 등 낭만이 가득한 MZ세대의 오픈런 맛집을 줄줄이 성공시켰다.

“한 3년전쯤? 김태남 바이어님께 처음 연락을 받았어요. 술 마실 수 있는 백화점 푸드몰을 만든다고.. 대번에 절대 안될 거라 했죠.” 그런데 들어보지 못한 ‘밤의 백화점’은 그의 낭만을 건드렸다.

 “돈보다도 낭만을 좇는 게 저희 외식업이잖아요. 안되더라도 멋있게. 신세계와 재밌게 해보자 했습니다. 바이어분들도 분명 직장인인데 ‘왜 이렇게까지 하시지?’ 의아할정도로 열심히 하시더라고요. 함께 열정을 불태웠죠. 재밌었습니다.”

이번 하우스오브신세계에서 한 대표가 준비한 건 공간에 어울릴 ‘하이엔드 라멘’이다. 제주 구엄닭, 고창산 물총조개, 완도 햇다시마 등 최고의 재료로만 육수를 우린다. 한충희 대표는 이곳을 찾은 고객에게 그가 음식에서 받은 감동을 전하고 싶다고 말한다.

“내 맘대로 되는게 하나도 없는 세상에 작은 위로가 되고 싶어요. 손님들께 한 발 더 다가서서 따뜻한 ‘정’을 주고 싶습니다. 퇴근하고, 저녁에 잠깐 들러서 맛있는 라멘에 시원한 생맥 한 잔 들이켜보세요”

타치바나 대표 메뉴
타치바나 특제라멘 15,000원
봉골레 소유라멘 13,000원

인터뷰 중간중간 드러나는 그들의 친목은 그간 쌓아온 시간을 말해주는 듯 했다. 각 업장의 대표들과 현장을 찾은 바이어들은 서로 촬영 중인 상대방을 핸드폰으로 사진 찍거나, 인터뷰 도중 가벼운 응원을 건넸다.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끈끈해 보였다.

3년간 하우스 오브 신세계를 함께 준비했다는 말이 그 어떤 인터뷰 내용보다도 깊게 체감된 순간이다. 타치바나의 한충희 대표는 “모두가 함께한 프로젝트이기에 서로 견제하기보다는 오히려 시너지 효과가 난다”며 “언젠가 손님들 모시고 ‘하우스 오브 신세계 공동 주최 파티’를 열 수도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하며 웃었다. 백화점의 밤이 오늘도 낭만으로 취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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