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매장엔 스파클링 와인을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집니다. 까바, 스푸만테, 크레망, 젝트 등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단연 가장 많이 찾는 건 샴페인이죠. 기념할 일이 있어서, 선물을 준비하려고, 음식과의 페어링을 위해서… 샴페인을 고르는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그 특별함만큼은 공통입니다.
샴페인은 대개 특정 연도를 표기하지 않은 ‘넌 빈티지(Non-Vintage)’가 일반적입니다. 여러 해의 리저브 와인을 블렌딩해 매년 안정적인 품질과 맛을 유지하려는 의도죠. 반면, 빈티지 샴페인은 특정 해의 포도만을 사용해 만들기 때문에, 그 해의 작황이 특별히 좋았거나 와이너리에서 의미를 부여한 경우에만 한정적으로 출시됩니다. 그래서인지 빈티지 샴페인을 더 고급으로 여기는 분들도 많지만, 조금 다르게 접근해보셔도 좋겠습니다. 빈티지 샴페인은 단순히 ‘더 나은’ 샴페인이 아니라, ‘그 해의 개성과 색깔을 담은’ 샴페인으로 즐겨보는 거죠. 그렇게 바라보면, 빈티지 샴페인은 더 특별하고 흥미롭게 다가올지도 모릅니다.
이번엔 그 특별함을 직접 경험해보고자, 다양한 빈티지 샴페인을 테이스팅해보기로 했습니다. 지난번 칼럼에서 다루었던 ‘샤또뇌프 뒤 빠쁘 빈티지’ 테이스팅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지도 궁금했죠.
테이스팅을 준비하면서 두 가지 기준을 세웠습니다. 첫째, 하나의 샴페인 하우스 브랜드일 것. 둘째, 여러 품종을 블렌딩한 제품보다는 단일 품종으로 만든 샴페인일 것. 이 조건을 충족하는 샴페인을 국내에서 찾는 일은 쉽지 않았지만, 결국 찾아냈습니다!
바로, 앙드레 끌루에(André Clouet)의 드림 빈티지(Dream Vintage) 샴페인입니다.
앙드레 끌루에는 프랑스 샴페인 지역의 부지(Bouzy)라는 마을에서 시작한 샴페인 하우스입니다. 이곳의 시그니처는 ‘피노누아’라는 적포도 품종으로 만든 샴페인이죠. 브뤼 리저브, 실버, 로제, 르 끌로, 엉쥬르드 같은 제품들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반면, 쵸키와 드림 빈티지는 ‘샤르도네’라는 청포도 품종으로 만들어지죠.
드림 빈티지는 샤르도네 100%로 만들어지는 ‘블랑 드 블랑’ 샴페인으로, 매년 출시되는 제품은 아닙니다. 생산자의 판단 아래 특별히 좋은 해에만 한정 생산되고, 모든 빈티지에 말로락틱 발효*가 적용됩니다. 병입은 수확 다음 해에 진행되고, 리(Lees, 효모 찌꺼기)와의 접촉을 극대화해 풍미를 한층 끌어올린 것이 특징입니다.
*말로라틱 발효(Malolactic Fermentation): 젖산균을 사용하여 와인의 강한 사과산을 부드러운 젖산으로 변환한다. 이 과정은 와인을 더욱 부드럽게 만든다.
이번 테이스팅에서는 2009, 2013, 2014, 2015, 2016, 2018. 총 여섯 개 빈티지를 비교해보았습니다. 참고로 이 중 2010, 2011, 2017년 빈티지는 생산되지 않았습니다.
테이스팅에는 소믈리에 1인, 와인 회사의 브랜드 매니저 1인, 그리고 일반인 6인까지 총 8명이 함께했습니다.
Section 1
2018 VS 2009
가장 어린 빈티지와 가장 오래된 빈티지의 만남
첫 섹션에서는 가장 최근에 출시된 2018년 빈티지와 가장 오래된 2009년 빈티지를 비교해보았습니다. 드림 빈티지가 갓 출시되었을 때의 생동감과, 숙성을 거치며 깊어진 풍미의 차이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조합이죠.
🍾앙드레 끌루에 와이너리 코멘트 2018년 샴페인 빈티지 ( Dosage : 2.4gr/L ): 2009년 샴페인 빈티지 ( Dosage : 4.8gr/L ): |
단 외부 매체에서 발표한 샴페인 지역 빈티지 평가를 보면 둘 다 평가가 좋은 빈티지이지만, 2018년이 조금 더 평가가 좋았습니다. 참가자들 역시 의견이 나뉘긴 했지만, “와인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추천한다면?”이라는 질문에는 만장일치로 2018년을 선택했습니다. 2009년은 숙성에서 오는 복합미와 개성이 두드러졌지만, 바로 마시기에 부담 없는 편안한 매력을 지닌 건 2018년이라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Section 2
2013 VS 2014
가장 미묘했던 대결
두 번째 섹션은 2013년과 2014년 빈티지의 비교였습니다. 이번 테이스팅에서 가장 선택이 어려웠던 조합이기도 합니다. 참가자들이 유독 고민을 오래 했죠.
🍾앙드레 끌루에 와이너리 코멘트 2013년 샴페인 빈티지 ( Dosage : 4gr/L ): 2014년 샴페인 빈티지 ( Dosage : 6.4gr/L ): |
외부 평가에서는 2013년이 아주 근소하게 더 좋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참가자들의 선택은 흥미롭게 갈렸어요. 저를 포함한 업계 관계자들은 2013년의 균형감과 클래식한 구조에 더 매력을 느꼈고, 일반 참가자들은 보다 직관적이고 상큼한 2014년을 선택했습니다.
업계 관계자와 일반 참가자 모두 ‘와인을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 추천한다면?’이라는 질문에는 대부분 각자 매력을 느꼈던 와인을 선택했습니다. 이 두 빈티지는 이번 테이스팅에서 가장 많은 고민을 안겨주었고, 모두 훌륭한 빈티지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습니다.
Section 3
2016 VS 2015
‘둥금’과 ‘날카로움’의 사이
마지막은 2016년과 2015년 빈티지를 비교하는 테이스팅이었습니다. 두 해 모두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외부에서는 2015년이 한층 더 뛰어난 빈티지로 평가받고 있죠.
🍾앙드레 끌루에 와이너리 코멘트 2016년 샴페인 빈티지 ( Dosage : 4gr/L ): 2015년 샴페인 빈티지 ( Dosage : 4gr/L ): |
저는 이번 테이스팅에서 2016년에는 ‘둥글다’, 2015년에는 ‘날카롭다’는 키워드를 남겨두었습니다. 산도와 미네랄의 존재감이 각 빈티지의 인상에 큰 영향을 주었거든요. 대부분의 참가자들도 비슷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와인 초보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와인을 고르는 데에는 2016년이 더 많이 선택되었습니다. 부드럽고 편안한 인상이 와인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도 좋은 인상을 준 것 같아요.
샴페인을 이렇게 빈티지별로 비교 테이스팅해본 건 저에게도 처음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빈티지 샴페인을 한 자리에 모아 마셔보는 일은 흔치 않기에, 그 자체로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죠. 특히 이번에 함께한 ‘앙드레 끌루에 드림 빈티지’는 빈티지 샴페인임에도 가격이 착한데다, 해마다 달라지는 컬러풀한 라벨 디자인 덕에 보는 재미도 쏠쏠했어요.
기념일마다 빠질 수 없는 샴페인! 다가오는 기념일엔 앙드레 끌루에 드림 빈티지의 특별함을 한잔에 담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마침 4월4일 부터 열리는 랜더스 쇼핑페스타 기간에는 와인앤모어 전 매장에서 앙드레 끌루에와 SSG랜더스의 스페셜 에디션을 만나보실 수 있다고 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린 드림빈티지 2015년도 행사 라인업에 포함돼 있다고 하니, 와인앤모어에 들르신다면 한 번쯤 눈여겨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Enj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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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철 와인앤모어 삼성1호 점장
마시는 게 좋아 일하는
와인앤모어 점장이
쓰는 게 좋아져 시작한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