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과 노래뿐만 아니라 음악, 연극, 문학에 모두 능통한 ‘뮤즈(Muse)*’는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여신입니다. 지금도 예술가들은 영감이 떠오르는 순간을 ‘뮤즈가 찾아온 것’이라고 표현하는데요. 이 뮤즈는 항상 ‘밤’ 에 찾아옵니다.
* 뮤즈(Muse)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예술과 학문의 여신으로, 시인과 예술가들에게 영감과 재능을 불어넣는 존재다. 초기에 3명이던 뮤즈는 후대에 9명의 자매로 늘어났으며 탈레이아(Thaleia)는 희극, 멜포메네(Melpomene)는 비극, 폴리힘니아(Polyhymnia)는 찬가, 칼리오페(Calliope)는 서사시, 클레이오(Cleio)는 역사, 에우테르페(Euterpe)는 서정시, 테르프시코레(Terpsichore)는 춤, 에라토(Erato)는 노래, 우라니아(Urania)는 천문을 각각 담당한다.
‘밤’은 수많은 예술 작품의 소재로 활용됐습니다. 시인 윤동주는 <별 헤는 밤>에서 회상과 기억, 그리움을 정겹게 풀어내었고, 화가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는 <별이 빛나는 밤(The Starry Night)>에서 낮이 가리는 진실로 인도하는 신비로운 밤의 시간을 표현하였습니다. 한편 밤이 이렇듯 정겹고 신비로운 이미지만을 던져주는 것은 아닙니다. 유진 오닐(Eugene O’Neill)은 그의 대표작 <밤으로의 긴 여로(Long Day’s Journey into Night)>에서 길을 잃은 ‘안개 인간’ 같은 가족들의 어두움을 생생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홍상수 감독의 화제작이었던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서 혼자 남은 영희(김민희)가 찾은 곳도 바로 ‘밤의 해변’ 이었습니다.
그리움과 신비로움, 그리고 어두움과 외로움이 복합적으로 공존하는 시간 밤. ‘푸른밤’은 이러한 ‘밤’이 주는 이미지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애주가들의 새로운 뮤즈, ‘푸른밤’의 탄생
소주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우리나라의 대중 주(酒)입니다. 그만큼 ‘푸른밤’의 네이밍에도 치열한 고민이 필요했는데요. 그간 소주의 네이밍은 소주 성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물’의 깨끗함을 강조하거나,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강조하는, 또는 지역 및 지리적 특색을 강조하는 내용이 주로 담겼습니다. 하지만 ‘푸른밤’은 기존 소주가 가진 의미를 넘어선 ‘이상’에 집중했습니다.
‘푸른밤’은 ‘밤’이 주는 이상적인 심상을 강조한 브랜드입니다. ‘푸른밤’은 천혜의 자연을 품은 제주가 선사하는 깨끗한 물을 ‘화산송이’ 정제공법으로 정제하여 제공하지만, 제주의 좋은 물을 사용했다는 것만을 강조하지 않습니다. ‘푸른밤’의 전면 라벨에는 복잡한 공법, 깨끗한 물, 소주의 맛보다 ‘별 헤는 푸른밤 잊혀진 그리움을 노래하자’라는 브랜드 슬로건이 적혀있습니다.
소주를 사랑하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제주에서 푸른 밤바다를 보면서 술잔을 기울였던 추억이 있을 것입니다. 각박한 일상과 무심한 도시의 표정에 지칠 때, ‘푸른밤’ 한잔에 제주도 푸른 밤 아래 웃고 떠들던 추억들을 다시금 불러 일깨워 그 순간을 다시 꿈꿀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소주는 더 많은 사람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계속 도수를 낮추는 것이 최근 트렌드입니다. 그래서 ‘푸른밤’ 역시 도수에 대한 부담을 낮춘 저도주와 전통적인 맛을 강조한 고도주로 나누어 출시됩니다. 가볍게 한잔 즐기고 싶은 분들은 저도주인 짧은밤(16.9도)을, 소주 본연의 진한 맛을 중시하시는 분들은 고도주인 긴밤(20.1)을 선택하면 되는데요. 저도주인 짧은밤(16.9도)은 제주 바다를 연상시키는 일러스트와 함께 푸른 컬러를 사용하였으며, 고도주인 긴밤(20.1도)은 성산 일출봉을 상징하는 일러스트와 함께 붉은 컬러를 사용하였습니다.
제주도 푸른 밤 아래, 소유의 음악과 함께 즐기는 ‘푸른밤’ 한 잔
푸른밤의 첫 모델은 시스타 출신의 ‘소유’입니다. 첫 모델을 누구로 할 것인가에 대해서 많은 논의가 있었습니다. 소주 브랜드의 모델은 항상 톱 클래스의 인기 여배우나 가수가 해왔는데요. 때문에 푸른밤 모델로 미모로 유명한 대세 아이돌 그룹의 A 양, 파격적인 연기로 눈길을 끌었던 배우 B 양 등을 놓고 고민하였습니다. 그러나 결국 가식 없고 털털한 이미지에, 무엇보다 ‘제주’ 출신인 ‘소유’를 첫 모델로 선정하였습니다. 또한, 제주라는 브랜드를 강조하고 광고 효과를 높이기 위해 명곡인 ‘제주도 푸른밤’을 소유가 리메이크하여 발표하도록 하였습니다. 음악은 브랜드 이미지를 완성하기 위한 마지막 단추라고 하겠습니다.
소유 X 푸른밤 MV – 제주도의 푸른 밤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는 것은 마케팅 매니저로서, 그리고 브랜드 담당자로서 굉장히 큰일이며 영광입니다. 새로운 브랜드를 시장에 안착시키기 위하여 국내, 해외 수많은 사례를 조사하고 시장 현황을 분석하여 차별화된, 그러나 낯설지 않은 브랜드 콘셉트를 선정하였습니다. 또한 좋은 이름을 찾기 위해 밥 먹는 순간, 양치하는 순간까지 어떤 이름이 나을까 고민하였으며, 콘셉트와 네이밍을 어떤 디자인으로 표현할 것인가 수없이 많은 시안을 펼쳐놓고 고뇌하였습니다. 프로젝트와 관련된 사람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반영하며, 경영진의 최종 승인을 받아 시장에 첫발을 디딘 브랜드는 어찌 보면 또 하나의 자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 이제 모든 건 끝났고 고객의 선택만이 남았습니다. 개봉 박두!!!
이마트 최훈학 마케팅 담당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IDEA와 MONEY의 사이에서,
회사와 고객의 사이에서
항상 방황하는 마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