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고객 600만 명, 총 매출 4천억 원 돌파, 작년 동기간 대비 매출 2배 증가
지난 11월 2일 성황리에 종료된 신세계그룹의 쓱데이가 남긴 기록이다. 쓱데이의 위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블랙프라이데이, 광군제로 대표되는 글로벌 쇼핑 축제에 견줄만한 대형 쇼핑 축제가 신세계그룹이 짠 판에서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이쯤 되니 궁금해진다. 많은 사람의 쇼핑에 대한 갈증을 해갈한 쓱데이, 그 성공 요인은 무엇이었나?
쓱데이, 유통의 기본을 찾다
온·오프라인을 넘어 좋은 상품을 싸게 파는 것
쓱데이 당일, 이마트와 이마트 트레이더스에 매장 입장을 기다리는 카트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11월 2일 쓱데이 당일, 이마트와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는 오픈 시간 전부터 카트 줄이 늘어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반값 한우, 9만 9천 원 TV 상품 등 이마트가 쓱데이를 위해 준비한 초특가 상품은 빠르게 동이 났다. 매장은 카트가 밀릴 만큼 붐볐지만, 사람들의 표정은 연신 밝았다. 말 그대로 축제 분위기였다.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품질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경험, 그 자체가 사람들에게 하나의 즐거움이었던 것이다. 이마트 성수정 정환성 점장은 “쓱데이를 맞아 이마트 성수점이 오픈 이래 최다 매출을 기록했다”며 “이 정도로 긴 고객 대기줄은 10년 전 명절 시즌에나 볼 수 있던 풍경”이라며 소회를 밝혔다.
오프라인이 집객에 성공하며 축제 현장을 꾸렸다면, 온라인은 완판 행진으로 매출을 견인했다. SSG닷컴 ‘국민용돈 100억원’은 실시간 검색어 키워드에 오르며 준비된 물량을 조기 소진했고, 특가 상품 페이지는 오픈 5분 만에 품절 딱지가 붙었다. SSG닷컴 영업본부 트렌드상품담당 패션아동팀 김우정 팀장은 쓱데이 준비를 위해 가장 염두에 둔 부분을 상품력 확보라 꼽으며 “최저가와 핵심 상품 물량 확보가 쓱데이 성공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고 말했다.
쓱데이 당일, 캐릭터 퍼레이드와 몰려든 고객들로 축제 분위기인 스타필드 하남
결국 쇼핑의 즐거움이란 좋은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사는 것이다. 쇼핑의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다면 고객은 기꺼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선을 넘나들었다. 줄을 서는 것도, 시간 맞춰 클릭하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쓱데이는 신세계그룹의 인프라를 총동원해 고객에게 쇼핑의 즐거움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준 축제였다. 그리고 고객의 마음을 여는 키인 ‘유통의 기본’을 다시금 확인한 깨달음의 현장이었다.
비하인드 쓱데이 : 쓱데이, 국민 쇼핑데이로 도약하다
대한민국 국민 열 명 중 한 명이 즐긴 쓱데이의 대박은 매출 감소로 시름하던 유통업계에 많은 시사점을 안겨줬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유통의 기본을 찾고, 국민 쇼핑 축제로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을 알린 쓱데이. 그 성공 뒤에는 어떤 노력이 뒷받침 되었는지, 쓱데이 성공을 견인한 세 개 관계사의 후일담에서 포인트를 짚어보았다.
▍#Point 1. 바잉 : 상품력을 갖추는 것이 가장 기본
SSG닷컴은 10월 28일 사전 행사를 시작하며 쓱데이의 포문을 열었다. 상대적으로 물류와 공간의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운 온라인 몰인 SSG닷컴이 쓱데이 선발 주자로 나선 것이다. 6일간의 행사를 통해 SSG닷컴은 전년 대비 매출 163%, 고객 수 131% 증가라는 성과를 기록했다. SSG닷컴 매출 1위 카테고리, 영업본부 트렌드상품담당 패션아동팀 김우정 팀장은 상품 바이어들이 할 수 있는 일, 즉, 상품력 확보에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저희 팀이 이번 쓱데이 매출 목표를 평소 대비 두 배 이상으로 잡았는데요, 204% 달성률을 기록했습니다. 목표 매출액에서도 두 배 이상의 수치죠. 평소에 비하면 네 배가 넘는 실적입니다. 저희도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확인하면서 놀라긴 했어요, 하하. 전사적으로 이런 높은 평균 실적 달성이 가능했던 요인은 바이어들이 기본에 충실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온라인 최저가를 맞추고 핵심 상품에 있어서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죠. 그것이 가장 기본이자 핵심이며, 한편으로는 가장 어려운 부분입니다.
물론, 상품 준비만으로는 이 정도 실적을 기록하기 쉽지 않았을 거예요. 기획, 개발, 디자인, 마케팅, 물류, CS 등 SSG닷컴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모두 찰지게 녹아 시너지 효과가 난 거죠. SSG닷컴만의 ‘딴딴한 응집력’이 있었어요.”
이커머스 업계에서 11월은 가장 핫한 시즌이다. 연중 최대 행사들이 집중되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협력사의 리소스가 분산되어 상품 물량 확보도 어렵다. 그래서 SSG닷컴 바이어들이 직접 현장에서 물량 확보 전쟁을 치러냈다.
“좋은 취지를 가지고 큰 행사를 준비했는데, 물량 수급이 부족하면 무의미하잖아요. 그래서 조기 완판이 예상되는 상품은 협력사 관할 외 지역의 물류센터 물량까지 총동원했습니다. 바이어들이 직접 물류창고까지 가서 상품 랩핑하고, 테이프 둘러놓으며 ‘찜’해둔 경우도 있었고요.”
쓱데이의 성공을 통해 SSG닷컴은 보다 좋은 상품을 확보하는 것이 용이해졌다. 중국 광군제에 밀려 협업이 어려웠던 글로벌 SPA 패션 브랜드 쪽에서 쓱데이를 먼저 알아봐 준 것이다. 이는 쓱데이가 글로벌 행사로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보여준다.
“쓱데이에 맞춰 협업을 진행하려 했던 글로벌 SPA 브랜드와 얼마 전 미팅을 했습니다. 유럽 본사 쪽에서 쓱데이에 대한 보고를 받고 먼저 관심을 표하더라고요. 아마 내년에는 더 많은 브랜드와 콜라보하여, 더욱 다양하고 좋은 상품들로 더 큰 혜택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쓱데이 행사 이후 SSG닷컴에 대한 협력사들의 태도가 많이 달라진 것을 느꼈어요. 그래서 바이어들뿐만 아니라 SSG닷컴 파트너 모두 더 큰 자신감과 자부심을 느끼게 된 것 같아요. 이번 행사를 통해 얻은 것이 많지만, 이 두 가지는 정말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
▍#Point 2. 마케팅 : 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적 접근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가장 괄목할만한 성과는 자체 온라인몰 S.I.VILLAGE(에스아이빌리지)의 붐업이다. 쓱데이 당일 매출이 전년 최고 매출의 4.7배에 달하는 등 오픈 이후 최고 매출을 올렸고, 행사 기간 신규 회원 수도 전년 동기 대비 6배나 늘어났다.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에 집중된 사업 특성상, 상당히 고무적인 성과다. 신세계인터내셔날 마케팅팀 최정윤 팀장은 쓱데이 목표 달성을 위해 전사적인 단합이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에는 60여 개 브랜드가 있어요. 해외 브랜드의 경우 본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보통 브랜드 차원에서 단일 홍보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쓱데이는 우리에게도 기회였어요. 특정 브랜드가 아닌 신세계인터내셔날 그리고 SI빌리지를 알릴 기회였죠.
그래서 온라인 사업 확대에 대한 니즈나 트렌드에 맞춰, 쓱데이 행사는 SI빌리지에 집중하자는 제안을 드렸어요. 온·오프라인 통합 마케팅을 진행하되, 이번에는 온라인 몰에 좀 더 힘을 실어주자는 거였죠. 다행히 부서 간 이해관계를 넘어 전사적으로 모두 뜻을 모아주셨어요. 내부 의사결정이나 소통 과정도 굉장히 원활했고요.”
목표를 설정했으니 이제 달성할 차례였다. 쓱데이는 신세계그룹 내 극비 프로젝트였고, 대외 홍보기간은 짧았다. 그 때문에 더욱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했다. 신세계그룹 내 쓱데이 TF팀과 관계사 커뮤니케이션을 긴밀하게 진행했고, 세부적인 마케팅 계획을 수립했다.
“쓱데이 홍보 기간 전에는 쓱데이 주간에 맞춰 이슈가 올라올 수 있게 개별 브랜드 홍보에 집중했어요. 장바구니에 담고 싶은 상품으로 포지셔닝 하는 거죠. 본격적인 홍보 기간에는 SI빌리지의 주목도를 높일 수 있는 온라인광고에 집중했어요. 기존에 집행했던 광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효율이 높은 매체를 선점했고, 소재를 다양하게 바꿔가며 성과를 높였어요. 광고 기간이 짧았기 때문에 그때그때 상황 분석을 통해 실시간으로 대응해야 했죠. 특가 상품의 경우는 품절될 때마다 소재를 바꾸어 광고를 교체했고요. 이런 노력이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 성과까지 함께 견인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번 쓱데이 기간에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자사 행사 외에도 다른 관계사와 협업한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였다. 최정윤 팀장은 쓱데이의 성공에서 신세계그룹의 시너지 효과를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다고 힘주어 이야기했다.
“청담동 플래그십스토어 대상 프로모션 중 하나로 와인앤모어와 협업을 진행했고, 자주 에어프라이어는 SSG닷컴 특가 판매를 진행하며 완판을 기록했죠. 디자인 유나이티드의 초특가 패딩 상품은 이마트 홍보물을 보고 구매한 고객이 많았고, 데블스도어에서는 50% 세트 할인에 맨온더분 에코백, 신세계인터내셔날 20종 쿠폰북까지 받을 수 있는 쓱 세트가 인기였어요. 분명히 쓱데이는 신세계그룹이라는 이름을 업고 모든 관계사가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던 행사였어요. SI빌리지도 신세계그룹 이름 덕을 톡톡히 봤죠. 쓱데이를 대비한 서버 증설, 시스템 재정비 등을 통해 사이트 자체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계기도 되었고요. 아마 신세계인터내셔날 단독으로 진행했다면 이 정도 성과를 내기는 어려웠을 거라 생각해요.”
▍#Point 3. 오퍼레이션 : 예측 불가의 현장 상황을 대비한 운영 준비
이마트 성수점은 쓱데이 당일 가장 핫한 매장 중 하나였다. 오픈 30분 전, 매장 진입구부터 점포 외곽까지 입장 대기 줄이 이어져 예정 시간보다 10분 먼저 매장을 오픈해야 했을 정도였다.
“쓱데이는 정말 어마어마했습니다. 매출 목표를 평소의 두 배 정도로 잡았는데, 초과 달성했죠. 사실, 처음 매출 목표를 설정할 때는 과연 달성 가능한 목표인지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고객 수는 늘더라도 초저가 상품이 많아 매출액 자체는 줄어들 수 있으니까요. 성공에 대한 간절함이 커서 매장 자체적으로도 지역 커뮤니티 내에 쓱데이 홍보를 별도로 진행하기도 했는데요.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당일 매출은 오픈 이래 최고 기록이었어요. 정말 짜릿한 날이었습니다.”
쓱데이 당일 이마트 성수점,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야외까지 줄이 늘어서 있다
이마트 성수점 정환성 점장은 쓱데이 당일 집객을 대비해 인력 운영까지 개편하며 만반의 준비를 마쳤으나,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매장 내 수용 가능한 인원 그 이상이 몰려버린 탓이다. 이마트 성수점의 경우 7개 층에 1,100여 대 이상을 주차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오후 3시 이후에는 만차로 지속해서 차량이 밀렸다. 카트 역시 1,000여 대를 보유하고 있지만, 카트가 부족해 대기하는 인원이 생겼다. 폐점 시간까지도 매장에 들어오지 못한 고객이 있을 정도였다.
“한정 수량의 기획 상품은 오전에 진작 동이 났습니다. 품절 대체 상품도 오후 5시 정도엔 모두 떨어질 정도였죠. 계산대는 오픈 후 30분부터 매대 안쪽까지 길게 줄이 늘어져, 온종일 정체되었어요.
쓱데이에 고객이 몰리는 걸 대비해 모든 계산대를 오픈하고 근무 인력을 80% 수준으로 올렸는데도, 하루종일 모든 파트너들이 풀가동 상태였습니다. 작업장에서 근무하는 파트너들은 따로 식사하러 이동할 시간도 없어서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배달해서 먹을 정도였고, 계산대가 밀려 제가 직접 지원을 나가기도 했어요.”
급박하게 돌아갔던 쓱데이 행사 현장을 회고하는 정환성 점장의 얼굴은 시종일관 밝았다. 쓱데이가 단순히 고객만이 즐거웠던 쇼핑 축제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파트너들에게도 쓱데이는 하나의 축제였다.
“20년 전 이마트가 이랬어요. 주말이면 발 디딜 틈이 없고 계산대는 하루종일 밀리고… 마치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간 느낌이었습니다. 다른 파트너들도 몸은 힘들어도 신입사원 시절이 생각난다며 웃는 분도 많았고요. 그 시절을 경험하지 못한 어린 파트너들도 처음 보는 장관에 얼떨떨해하면서도 내심 즐기는 표정이었어요. 장사하는 사람들이 그렇거든요. 아무리 힘들어도 내가 준비한 물건이 잘 팔릴 때 느끼는 희열 같은 게 있어요.
이렇게 행사를 한번 치르고 나니, 저는 벌써 내년이 기대됩니다.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한 임시 계산대 설치나 인력 확충, 행사 상품 물량 확보 등 내년에는 더 많은 고객이 쓱데이를 즐길 수 있게 잘 준비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