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세 스타벅스 최고령 바리스타, 배연주 파트너

2018/02/27

 

“스타벅스 바리스타에 대한 관심으로 39살에 일을 시작했는데, 벌써 제 나이 53살이 되었네요. 바리스타로 정년 퇴직하는 것이 꿈입니다.”

카페 바리스타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20~30대의 젊은 연령층을 상상한다. 하지만 스타벅스는 다르다.

학력, 성별, 나이, 장애에 대한 차별 없는 열린 채용으로 유명한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대표이사 이석구)에도 다양한 연령층의 바리스타가 근무 중이다. 그 중 배연주씨(여성, 53세)는 스타벅스에서 근무 중인 사내 최고령 바리스타로, 2005년 입사 이래 14년째 스타벅스와의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결혼∙출산 후 가정에만 충실했던 그녀는 입사 전, 스타벅스를 애용하는 평범한 고객 중 한 명이었다. 집 근처 단골 스타벅스 매장에서 일하는 바리스타들과도 친해지면서 바리스타라는 직업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었고 ‘주부도 가능하다’는 근무조건을 보고 39살의 다소 늦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지원, 입사하게 됐다.

“입사공고를 봤을 때 나도 될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지원했었는데, 입사가 확정되고 나서는 많이 설레였어요.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딸이 어느 새 지금은 대학 졸업반이고 아들은 군복무중이네요.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던 가족들이 이제는 사명감을 갖고 즐겁게 일하는 저의 모습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주고 있습니다. 우리 가족들의 격려와 믿음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초반엔 적잖은 나이 차이로 인한 파트너들과의 잘 지낼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많은 대화를 통해 어린 파트너들이 자신에게 많은 의지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 어색함은 순식간에 사그라졌다고 한다. 입사 후 현재까지 거쳐간 6개의 매장까지 200여명이 파트너들이 그녀와 함께 근무 했으며, 바리스타로 같이 입사한 파트너 중에는 지역을 책임지는 매니저로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제가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처럼 나이 들고 싶다고 말하는 동료 파트너들이 성장해 나가는 걸 보면 늘 마음 한 켠이 뿌듯하죠.”

 

그녀는 입사 후 여러 번의 승진의 기회가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근무시간이 짧은 바리스타 직책으로 계속 근무하고 있다. 일과 가정을 병행하면서 다양한 여가를 위한 시간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그녀가 지금까지 근무할 수 있는 이유라고 말한다. (스타벅스에서 바리스타 직급은 5시간, 수퍼바이저 직급은 7시간, 부점장 이상은 8시간의 근무시간이 적용된다.)

“바리스타는 단순히 커피 한 잔을 만드는 직업이 아닌 것 같아요. 커피를 마시는 사람마다 다양한 사연과 스토리가 있어요. 커피 한 잔이 서로에게 연결 고리가 되면서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만으로도 위안과 격려가 되는 것 같아요”

특히 근무하면서 경험한 수많은 상황들은 현재 배씨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소중한 추억이자, 앞으로 살아나갈 삶의 지혜다. 6여년전 유모차를 끌고 오던 단골 고객은 근무지를 옮긴 배씨를 아직도 찾아오고, 함께 근무했었던 옛 동료들 역시 애 엄마가 되어서도 찾아 온다. 점심 시간에 수십 잔의 음료 주문이 들어와도 파트너 사이에서 호흡이 잘 맞아 음료가 막힘 없이 제공될 때는 큰 희열을 느끼기도 한다. 언젠가 백혈병에 걸린 갓 돌 지난 아이의 엄마 고객을 위로했었는데, 1년 후에 그 고객이 다시 찾아와 완치되었다는 말을 전해 들었을 때, 너무 기쁘고 감사해서 함께 울었던 기억은 인생 최고의 기억이다.

현재 그녀는 스타벅스 사내 커피 전문가 자격증인 ‘커피매스터’를 보유하고, 주기적으로 사내 제품 평가 패널단 활동을 하는 등 바리스타의 자격으로 회사 운영에 전반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자신이 도움이 될 수 있을 때까지는 꾸준히 근무하는 것이 그녀의 목표다.

마지막으로 경력이 단절된 지 오래되었다고 망설이는 여성들에게 그녀는 자신있게 말한다. “커피에 관심이 있고, 다양한 고객을 접하는 서비스에 관심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스타벅스에 도전해 보세요. 입사 후 전문적인 교육은 물론, 직무와 자기 계발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경험하면서 직업에 대한 자부심도 함께 느낄 수 있을 겁니다.”

현재 스타벅스는 1만 3천명 파트너들이 바리스타부터 지역 매니저까지 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경력이 단절된 여성 및 취업 취약계층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출산이나 육아 등으로 퇴직한 스타벅스 전직 점장 및 부점장 출신 여성 관리자를 대상으로 재취업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여성가족부와 ‘리턴맘 재고용 프로그램 협약’을 맺고, 현재까지 100여명이 넘는 리턴맘 바리스타가 매장에서 근무 중이다. 올해 1월에는 여성가족부와 함께 청소년-경력단절여성-취약계층여성-다문화가족 등 취업 취약 계층의 자립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은 바 있다.

2018.2.27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