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카페 열풍 타고··· 마시는 茶에서 보여주는 茶로

#직장인 A씨는 최근 주말마다 차(茶)를 즐기는 취미가 생겼다. 예쁜 티팟 세트에 조용히 차를 끓이고 마시는 모습을 브이로그(Vlog·일상을 담는 동영상)로 찍기도 한다.
A씨는 “건강 상의 이유로 커피를 끊고 차를 접하게 되었는데 이렇게 다양한 종류가 있는 줄 몰랐다”면서 “집에서 음악을 틀고 혼자 차를 마시면 카페에 온 기분도 나고 힐링이 된다”고 말했다.

‘홈카페’ 인구가 늘고 있다. 홈카페는 ‘홈(home)’과 ‘카페(cafe)’의 합성어로 집에서 나만의 커피나 차를 즐기는 것을 뜻한다. ‘홈카페 족(族)’이 증가하면서 다양한 마실 거리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의 매출 실적을 살펴보면 올해 커피·차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최근 미세먼지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등 여러 대외적 이슈가 불거지면서 집에서 즐길 콘텐츠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도 이유다.
집에서 운동하는 ‘홈트(home training), 레스토랑처럼 요리하는 ‘홈쿠킹(home cooking)’에 이어 홈카페까지 나홀로 즐기는 콘텐츠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신세계가 단독으로 선보이는 영국 왕실 차 브랜드 ‘포트넘앤메이슨’의 매출은 지난해 52.6%까지 신장했다.
작년 한 해 동안 2억원 가까이 팔린 포트넘앤메이슨의 대표 제품 ‘로얄블렌드’는 1902년 에드워드 7세 왕을 위해 만든 차다. 아쌈과 실론으로 구성했으며 가격은 틴 125g에 2만3000원, 티백 1만7000원이다.

국내의 ‘홈카페족’을 위해 출시한 특별한 제품도 있다. 포트넘앤메이슨의 ‘남산 블렌드’는 남산의 장미꽃에 영감을 얻은 차로 장미향이 특징이다. 틴 케이스로 판매하며 가격은 125g에 3만8,000원.
홈카페 관련 인테리어 소품 판매도 늘었다. 이왕 마시는 거 ‘사진빨’ 잘 받는 예쁜 그릇에 담겠다는 사람들도 늘면서 생활 장르 매출은 같은 기간 16% 늘었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인증하는 문화도 한몫 했다. 마치 카페에서 마시는 것처럼 정성스럽게 음료를 만들고 사진을 찍어 올리는 게시물이 많아진 것이다.
커피나 차와 함께 먹을 수 있는 홈 디저트도 인기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부터 색다른 디저트를 찾는 고객들을 위해 다양한 지역 맛집을 발굴해 소개하고 있다.

신세계 강남점은 오는 26일까지 수제 쿠키 전문점 팝업 행사를 열고 고객들을 맞이한다. 경기도 성남 위례신도시에서 유명한 ‘오뜨 쿠키’는 색소와 보존료 등 화학첨가제를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설탕을 줄이기 위해 홍시, 구운 바나나 등 과일을 넣어 반죽하는 건강한 쿠키다. 풍성한 맛의 크림치즈 쿠키가 베스트 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 상품으로는 프레첼 크림치즈쿠키 2000원, 티라미수 쿠키 치즈 케이크 4000원, 소보로 맘모스 쿠키 3500원 등이 있다.

백화점 문화센터에서는 홈카페 관련 강좌도 인기다.
‘신세계아카데미’는 3월부터 시작하는 봄학기를 앞두고 강남점에서 ‘카페 디저트 따라잡기’ 수업을 준비했다. 프랑스 요리학교인 르꼬르동블루에서 수료한 강사가 다양한 케이크와 쿠키 만드는 법을 가르쳐줄 예정이다.

본점은 ‘카페보다 맛있는 홈카페 즐기기’ 강의를 진행한다. 카페에서 즐겨먹는 인기 메뉴를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예정이다. 커피 바리스타 대회 심사위원에게 배우는 바리스타 강좌도 마련했다.
신세계백화점 최원준 식품담당은 “최근 SNS를 중심으로 홈카페 열풍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소비자의 수요를 빠르게 파악해 트렌드에 맞춘 콘텐츠를 다양하게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