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용진 바이어의 와이너리티 리포트] 맥주보다 더 시원하다, 스파클링 와인 추천 리스트

2020/04/14

맥주 말고 와인, 뜬금없죠? 이제 완연한 봄날입니다. 한낮의 기온은 제법 높아져 점심시간에는 잠시 겉옷을 벗어놓고 나와도 좋을 정도인데요. 이러다 금세 봄이 가고 여름이 올 것만 같습니다.

요즘처럼 기온이 조금씩 높아지는 때는 많은 사람들이 맥주를 떠올릴 거예요. 목 넘김이 가볍고 청량한 라거 같은 맥주 말이죠. 하지만 맥주보다 더 시원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와인이 있다는 사실 알고 있었나요?! 바로 ‘스파클링 와인’입니다. 시원하게 한잔 하고 싶을 때 맥주보다 스파클링 와인을 찾는 그날을 꿈꾸며, 오늘은 스파클링 와인에 대해 아주 쉽게 알려드리겠습니다. 

 

▍ 스파클링 와인의 자존심, 프랑스 샴페인(Champagne)

프랑스 상파뉴(Champagne) 지방의 포도밭

스파클링 와인에 대한 가장 흔한 오해죠? 바로 ‘스파클링 와인 = 샴페인’이라는 공식입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와 같은 오해를 하고 있는데요. 이는 프랑스가 굉장히 불쾌해하는 오해기도 합니다. 실제로 가끔 소송을 걸기도 하죠.

정확히 말하면 샴페인은 ‘프랑스 상파뉴(Champagne) 지방에서 만든 스파클링 와인’입니다. 프랑스산 스파클링 와인이라도 상파뉴 지방의 와인이 아니라면 샴페인이라고 부를 수 없어요.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모엣샹동(Moet&Chandon), 레스토랑 메뉴판에서 최고가 와인 리스트에 이름 올리고 있는 돔페리뇽(Dom Perignon), 일명 ‘만수르 와인’으로 유명한 아르망 드 브리냑(Armand de Brignac) 등이 바로 대표적인 샴페인 상품입니다.

# 샴페인은 비싸다?!

샴페인은 콧대 높은 스파클링 와인이라고도 할 수 있죠. 생전 처음 보는 이름의 스파클링 와인도 샴페인이라는 라벨이 프린트되는 순간 부담스러운 신분으로 변하니까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마트에서는 3만원 미만의 샴페인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늘 그렇듯 잠깐 제 자랑을 하자면, 상파뉴 전역의 와이너리를 접촉해 3만 병 이상의 대량 기획과 수입사·유통사의 최소 마진으로 최저 가격을 달성했죠. 정말 쉽지 않은 과정이었답니다.

 

# 샴페인은 빈티지가 없다?!

샴페인은 기본적으로 NV입니다. 오랜만에 전문 용어 등장입니다. NV는 논-빈티지(Non-Vintage)의 줄임말로 와인의 빈티지(*와인을 만든 포도를 수확한 해)가 없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면 올해 수확한 포도와 작년에 수확한 포도를 블랜딩하거나, 각기 다른 연도에 수확한 다른 품종의 포도를 블랜딩해 생산하는 와인을 NV라고 표현하는데요. 우리가 마시는 대부분의 샴페인이 이 NV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아니, 지금 마시고 있는 샴페인 라벨에 빈티지가 써 있다고요? 그렇다면 간단하게 그 샴페인은 정말 비싸고 좋은 상품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샴페인에 빈티지가 있다는 것은 어떤 해에 재배된 포도 자체가 너무 좋아, 그것을 기념하기 위해 수확연도의 포도 만을 사용했다는 의미니까요.

# 샴페인의 블랜딩 품종

샴페인은 보통 피노누아, 피노뮈니에, 샤도네이 3가지 품종을 블랜딩해서 생산합니다. 물론 비율이나 조합은 샴페인마다 다르죠. 레드 포도 품종(피노누아, 피노뮈니에 등)만을 블랜딩한 샴페인은 블랑 드 누아(Blanc de Noirs), 화이트 포도 품종(샤도네이 등)만을 블랜딩한 샴페인은 블랑 드 블랑(Blanc de Blancs) 이라고 부릅니다. 프랑스어로 블랑(Blanc)은 흰색이란 뜻이고 누아(Noir)는 검정색을 뜻합니다. 샴페인은 화이트 샴페인이니, 블랜딩한 포도 품종의 색상에 따라 블랑 드 누아, 블랑 드 블랑으로 칭하는 거겠죠? 이 정도만 알아도 샴페인 좀 안다는 소리 충분히 들을 수 있답니다.

# 샴페인의 당도 등급

또 하나 꼭 알아두어야 하는 것은 당도 표시 부분이겠죠? 지난 포스팅에서도 언급한 적 있지만, 워낙 중요한 부분이니 한 번 더 알려드리겠습니다. 시중에 유통되는 샴페인 중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당도 등급은 ‘Brut’입니다. 드라이하다는 뜻이에요. 당도를 드라이에서 스위트 순으로 나열하면 Brut nature > extra brut > brut > extra dry > sec > demi sec > Doux 순입니다.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Brut 등급을 기준으로 취향을 맞추는 것을 추천합니다.

# 프랑스 스파클링 와인 중 샴페인이 아닌것은?!

이제 프랑스의 스파클링 와인 중 샴페인에 대한 내용은 모두 끝났습니다. 참, 프랑스 상파뉴 지역 외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스파클링 와인은 뭐라고 부를까요? 생산 방식에 따라 무쉐(Mousseux) 또는 크레망(Cremant)이라고 부른답니다.

 

▍ 프랑스가 아니라도 괜찮아, 스페인·이탈리아·신대륙 스파클링 와인

꼭 샴페인이 아니라도 괜찮습니다. 프랑스산이 아니라도 괜찮습니다. 그 덕에 좋은 스파클링 와인을 저렴한 가격으로 경험할 수 있으니까요.

# 스페인 스파클링 와인 : 까바(Cava)

스페인도 스파클링 와인의  대표적인 산지입니다. 스페인산 스파클링 와인은 까바(Cava)라고 부릅니다. 꼬든 네그로(Cordón Negro)는 여러분이 한번쯤은 들어보거나 보았을법한 상품입니다. 고급스러운 까만 병이 돋보이는 스파클링 와인이죠?

까바의 당도 표기는 프랑스와 같습니다. 하지만 프랑스의 샴페인이나 무쉐, 크레망에 비해 가격은 매우 착합니다. 시중에 나와있는 다양한 까바를 경험하다 보면 샴페인에 버금가는 좋은 상품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가성비 좋은 스파클링 와인을 원하는 분께 적극 추천합니다.

# 이탈리아 스파클링 와인 : 스푸만테(Spumante), 프로세코(Prosecco)

이탈리아산 스파클링 와인을 찾고 싶다면 라벨에 스푸만테(Spumante), 프로세코(Prosecco)라고 써 있는 와인을 찾으세요.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면, 스푸만테는 스테인리스 스틸에서 발효시켜 만드는 스파클링 와인입니다. 프로세코는 원래 포도 품종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이 포도 품종으로 만든 스파클링 와인이 대중화되면서, 이 품종으로 만든 스파클링 와인을 통칭하는 용어가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달달한 모스카토도 스파클링 와인이라 할 수 있는데요. 엄밀히 말하면 모스카토는 약발포 와인으로 프리잔떼(Frizzante)라고합니다. 입 안에서 잔잔한 기포가 느껴질때, ‘음 기포가 프리잔떼하네~’라고 한번 해보세요. 탄산수에 비유하자면 산펠레그리노(San Pellegrino) 정도를 프리잔떼라고 할 수 있답니다.

# 신대륙 스파클링 와인 : 스파클링(Sparkling)

신대륙 스파클링 와인은 보통 라벨에 스파클링(Sparkling)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마개부터 ‘나 스파클링이야’하며 존재감 뽐내는 샴페인 마개로 되어있으니 찾기도 어렵지 않습니다. 다만 만족할 수 있는 맛인가는 조금 의구심이 듭니다. 하지만 최근 신대륙 스파클링 와인의 품질 또한 일취월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칠레 현지에서는 좋은 품질의 스파클링 와인을 대접할 때 아예 ‘샴페인’이라고 칭하더라고요.

깊게 들어가면 한도 끝도 없는 와인의 세계지만, 오늘도 스파클링 와인에 대해 넓은 범위에서 최대한 쉽고 간단하게 설명했습니다. 많은 분이 조금 더 쉽게 와인을 선택할 수 있었으면 하는 저의 작은 바람만 알아주세요. 술 마시기 좋은 계절, 이번에는 맥주 말고 스파클링 와인과 함께 이 봄날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요?

 

▍ 와인 초보 탈출을 위한 명용진 바이어의 깨알팁!

손님 : 와인 주세요.
직원 : 이 스파클링 와인은 어떠세요.
손님 : 샴페인말고 와인주세요.
직원 : …

Tip. 스파클링 와인이든 샴페인이든 모두 포도 100%로 만든 ‘와인’이랍니다.

가끔 스파클링 와인을 소믈리에 나이프로 따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절대 절대 그렇게 하면 안 됩니다! 스파클링 와인의 경우 병 속의 엄청난 기압의 탄산가스를 견디기 위해 병 두께를 두껍게 제작했기 때문에 외부 자극으로 병이 터지거나 깨진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답니다. 스파클링 와인은 뻥 터트리지 마시고 병을 막고 있는 코르크 마개를 꽉 잡고 병을 돌려 살살 따야 합니다. F1 선수들이 샴페인 터트리는 모습 보시고 절대 따라 하시면 안 됩니다. 샴페인은 비싸요! 칙! 소리도 나지 않게 따는 게 진짜 기술입니다.

명용진 이마트 와인 바이어

치킨에 맥주 마시듯
와인을 친근하게 알리고 싶은 와인 바이어.
평범한 일상을 와인만으로 특별하게 만들길 원한다.
새로운 형태의 프로모션과 혁신적인 가격,
고품질 와인에 힘쓰고 있는 와인계의 이슈메이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