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유통 내 주목해야 할 트렌드는 온라인 식품 시장의 고성장이다. 식품은 우리 소비 생활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항목이다. 소비자의 충성도 또한 매우 높다. 그러나 온라인 침투율은 가장 낮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대표적 저 침투 카테고리인 온라인 식품 시장의 고성장이 시작됐다. 그러나 시장의 모든 참여자가 성장의 수혜를 받을 순 없다.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업만이 수혜 기업이 될 것이다.
온라인 식품 판매를 잘하기 위해서는 신선식품 MD 경쟁력 및 재고 관리 등의 노하우가 필요하다. 또한 신선한 제품을 적시성 있게 판매하기 위해서는 오프라인 인프라가 큰 도움이 된다. 온라인 식품 시장은 오프라인 인프라를 갖춘 기업에 기회의 장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온라인 식품 시장의 고성장과 함께 오프라인의 가치가 재조명될 것이다.
코로나19, 소비자 행동 패턴 변화의 요인
코로나19는 소비자의 행동 패턴을 변화시켰다. 코로나19 발생에 따라 온라인 식품 구매에 저항을 가졌던 소비자들은 어쩔 수 없이, 혹은 누군가의 권유로 온라인 식품 구매를 시작했다. 온라인 시장 내 대표적 저 침투 카테고리인 온라인 식품 시장의 고성장이 시작됐다.
생필품인 식품은 충성도가 매우 높다. 한국만큼 온라인 쇼핑이 편리한 나라도 없다. 코로나19가 종료된 후에도 편리한 온라인 식품 구매를 경험한 일부 소비자는 구매를 이어갈 것이다. 최근 온라인 식품 시장의 높은 성장성이 다시 한번 확인됨에 따라 온·오프라인 유통사들은 온라인 식품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코로나19는 온라인 식품 시장의 성장을 가속화시켰다.
사람들은 왜 온라인으로
신선식품을 사지 않았을까?
19년도 기준 소매시장 내 음식료품 비중은 24% 수준으로 가장 높다. 소비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음식료품의 온라인 침투율은 15%로 가장 낮다. 사람들은 왜 온라인으로 식품을 구매하지 않았을까?
가장 큰 이유는 온라인 식품 구매 시 품질을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직접 보고 사고 싶은 심리뿐 아니라 과거의 온라인 구매 시 실망스러운 경험 또한 하나의 이유일 것이다.
신선식품은 폐기율이 높고 품질 관리가 까다롭다. 패션보다 더 MD의 경쟁력과 노하우, 그리고 회사의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이 소비자의 충성도를 좌우한다. 과거 온라인 유통기업들이 지속해서 온라인 신선식품 판매를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성공하지 못한 이유다.
코로나19는 소비자의 온라인 식품 구매 수요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증가한 구매 수요에 대한 효율적 대응과 동시에 소비자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 기업은 신선식품 내 MD경쟁력과 관리 노하우를 가진 오프라인 유통 강자이다.
실제로 온라인 식품 구매자 중 대형할인점의 온라인 매장을 이용하는 이유는 브랜드 파워나 가격 경쟁력이 아닌 품질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에 따라 온라인 식품 구매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던 3~4월 SSG.COM이 큰 주목을 받았던 이유다.
배달의 시대, 오프라인 매장의 기능 확대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식품 구매를 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배송을 기다릴 수 없거나 배송 시 상품 파손의 우려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내가 먹을 신선식품이 다시 한번 배송 차량을 오래 타기를 원하지 않는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소비자에게 가장 가까운 인프라, 오프라인 매장이 주목받을 수 있는 이유다.
이마트를 포함한 오프라인 유통사 매장의 본래 역할은 판매 채널이기 때문에 소비자 생활 권역 안에 있다. 온라인 유통사의 어떤 물류센터보다 소비자에게 빠르고 효율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물류센터 개념에서 벗어나 상품을 직접 생산해 판매하는 ‘네오 003’
최근 물류 기술 발전 등에 따라 빠른 배달 서비스가 보편화되고 있다. 바야흐로 빠른 배달의 시대다. 소비자들 또한 빠른 배달 서비스에 대한 높은 충성도를 보인다. 이에 따라 온·오프라인 유통사는 근거리 빠른 배송 등 지속해서 차별화된 배달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빠른 배달의 시대에 소비자 생활 권역 안 오프라인 인프라는 유통사의 경쟁력이 된다. [1.6초면 배송준비 끝, 쓱닷컴 네오003 현장르포 보러가기]
실제로 오프라인 유통사들의 매장을 활용한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가 증가하고 있다. 이마트는 청계천점을 리모델링하여 자동화 물류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는 픽업 서비스(온라인으로 주문 후 현장 픽업)를 제공하고 있다. 픽업 서비스는 배송비에 민감하며 쇼핑 시간을 절감하고 싶은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다.
또한 리모델링 후 청계천점 P.P(Picking&Packing)센터 처리 물량은 5배 이상 증가했다.
매장을 활용한 빠른 배송은 온라인 식품 구매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을 해결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온라인 유통사 대비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 및 효율적인 비용 집행 또한 가능하다. 온라인 식품 시장의 고성장은 오프라인 매장의 기능 확대 트리거다. 향후 오프라인 매장은 단순 판매 채널이 아닌 빠른 배송을 위한 배송 거점 역할을 담당해 나갈 것이다. 이는 매장의 활용도 향상과 동시에 온라인 유통사 대비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지는 계기가 된다.
이제는 유통을 논할 때
코로나19에 따른 온라인 식품 시장 성장의 가속화는 오프라인 매장의 활용도를 높여주는 계기다. 이에 따라 한국 내 지지부진했던 신유통 또한 본격화될 것이다.
알리바바 마윈 회장이 처음 언급한 신유통은 온/오프라인 플랫폼뿐 아니라 소비자의 편의 향상에 기여 가능한 물류, IT 등이 결합한 새로운 유통 형태다. 신유통의 승자는 온라인만을 잘하는 기업이 될 수 없다.
한국은 온라인 침투율이 매우 높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신유통의 확산이 굉장히 더뎠다. 온·오프라인의 결합 없이도 충분히 소비자의 구매 편의성을 높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온라인 식품은 다르다. 온라인 식품의 고성장은 소비자에게 근접한 인프라 확보의 중요성을 높이고 오프라인 매장의 기능 확대를 이끈다.
포스트 코로나, 그리고 신유통의 본격화. 유통 시장 내 승자가 되기 위해선 온라인을 넘어서 소매 시장 내 점유율을 높여야 한다. 소매 시장 내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온라인 인프라뿐 아니라 오프라인 인프라 또한 반드시 필요하다. 글로벌 인터넷 기업 아마존과 알리바바 등이 오프라인 유통 기업에 인수/투자하는 이유다. 한국 내 이마트 등 전통 유통 강자의 오프라인 인프라는 막강하다. 오프라인 인프라 확보를 위해 막대한 투자를 진행해야 하는 온라인 유통사보다 우위에 있다.
현재 유통 시장의 화두 중 하나는 온라인식품 시장의 고성장이다. 시장 규모가 매우 크고 소비자 락인 효과 또한 기대 가능한 카테고리기 때문이다.
식품은 오프라인 유통사가 잘한다. 오프라인 유통사가 오프라인 매장의 기능 확대를 통해 차별화 경쟁력을 확보할 경우 코로나, 그리고 본격화된 신유통 시대의 승자가 될 것이다.
미래에셋대우 김명주 유통 담당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