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 소비자층으로 알려진 밀레니얼 세대들의 ‘미닝아웃’
▶ 이마트 그린 장보기 기간 내 그린슈머 20% 증가, 그린슈머 영향력 확인해
▶ 이마트의 친환경 혁신, 중소 협력회사와 함께 친환경 PL 상품 개발 박차
그린슈머의 소비 파워를 확인한 이마트가 친환경 상품 개발에 본격 뛰어든다.
최근 밀레니얼 세대간에 ‘미닝아웃'(Meaning-out)이란 소비키워드가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소비가 사회와 환경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구매 의사결정을 하는 특징을 보인다. 이마트는 새로운 소비자 특성인 ‘미닝아웃’ 트렌드를 겨냥하여, ‘친환경’을 중심으로 한 생존 전략을 수립했다. 이마트는 이를 통해 ‘구조적 초저가’, ‘고객 선호 테넌트 공간 확보’에 이어 ‘친환경’으로 소비층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 그린 장보기
그린슈머라는 큰손을 발견하다
이마트는 지난 5월28일부터 6월17일까지 그린 장보기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그린 장보기란, 친환경 인증 상품을 구매하면 환경부에서 지원하는 그린카드 에코머니를 기존보다 5배 더 적립해주는 프로모션이다. 가령, 그린 장보기 기간에 이마트에서 코디 에코그린 화장지(1만1900원)를 구매하면 2,500포인트의 에코머니가 적립된다. 적립 포인트는 1포인트당 1원으로 제휴 가맹점에서 사용 가능하며, 이마트에서는 신세계상품권으로 교환도 할 수 있다.이마트가 이번 그린 장보기 프로모션 행사 실적을 분석한 결과, 행사 기간 동안 친환경 상품을 구매하고 에코머니를 적립한 고객의 수는 156만 명이었다. 행사 직전의 동기간 고객 수인 127만 명보다 약 30만 명이나 늘어난 수치로, 그린슈머의 숫자가 20%나 증가함을 확인했다. 이 기간 상품을 구매한 전체 이마트 고객 1,179만 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3.2%를 기록하며, 이번 행사를 통해 고객 열 명 중 한 명 이상이 친환경 제품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이 기간 그린 장보기에 참여한 고객들의 평균 객단가는 7만8천 원으로 일반 고객의 객단가 4만7천 원과 비교하면 3만 원 이상 높게 나타났다. 친환경 상품을 선호하는 고객들의 장보기 금액이 일반 고객보다 훨씬 큰 셈이다.
또, 이 기간 고객들이 가장 많이 구매한 친환경 상품 매출 카테고리 TOP 3는 생수, HMR, 채소 등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객들이 생활필수품 구매 시 친환경 상품을 선택하고 있고, 친환경 소비가 대형마트의 주요 키워드로 떠올랐음을 의미한다.
이마트는 이번 행사를 통해 ‘친환경 소비’가 과거 일부 소비 그룹에서만 제한적으로 발생하던 현상을 넘어, 최근 핵심 소비 계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2000년생)를 중심으로 활발히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마트는 이제 친환경 상품 개발을 기존의 사회공헌(CSR) 차원을 넘어 사업전략으로 채택했다. PL 상품을 중심으로 중소 협력회사와 함께 친환경 상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새로운 VIP 고객층인 그린슈머 공략에 본격 나선 것이다.
“친환경이 곧 상품경쟁력”
중소협력사 PL 친환경 인증사업
지난 7월, 이마트는 환경부와 ‘2020 중소협력사 PL 친환경 인증 지원사업’을 열었다. 본 사업에서는 1억 원 규모의 자체 지원금을 투입해 중소 협력회사와 함께 친환경 PL 상품을 개발한다. 이마트는 총 7개 협력회사에 대하여, 친환경 관련 외부 컨설팅 비용 및 친환경 인증 심사비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올해 안에 총 30개의 친환경 PL 상품 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다. 친환경 인증 제품을 통한 상품경쟁력으로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어필할 것으로 기대된다.
“가격 경쟁력부터 친환경까지 욕심내다”
노브랜드 세제, 제지 바이어 나진 Chief 파트너
Q. 노브랜드가 ‘가격 경쟁력’ 을 넘어 ‘친환경 인증’까지 도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흔히 ‘가격 경쟁력’은 곧 ‘무조건 더 싼 것’이라고 오해한다. 하지만 노브랜드가 생각하는 최저가란 눈에 보이는 가격이 아닌, ‘유사한 성능과 카테고리군에서의 최저가’이다. 세제, 제지 시장은 이미 다우니, 테크, 유한킴벌리 등 대형 브랜드 위주이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게다가 많은 사람이 세제의 유해성을 걱정하면서도 일상용품을 구매할 때는 관성에 따른다. 고객이 기존에 사용하던 브랜드나 프로모션에 벗어나게 할 방법은 가격 경쟁력에 가치를 더하는 것이다. 세제와 제지처럼 집에서 매일 쓰는 상품군에 더할 가치로는 ‘친환경’이 제격이었다. 내 몸과 가족, 그리고 지구에게 좋은 상품을 만들어 노브랜드가 추구하는 진정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싶었다.
Q. 노브랜드 ‘나무 심는 화장지’ 를 출시하게 된 계기를 소개해달라
화장지는 천연 펄프, 재생지를 원료로 만들기 때문에 가치 소비가 필요한 상품이다. 그런데 펄프는 벌목을 해야만 만들 수 있어 구매가 곧 자연 파괴로 연결된다. 어쩔 수 없이 써야하는 화장지는 제품 생산에서 환경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기획한 게 매출액의 1%를 나무 심기에 기부하는 나무 심는 화장지다. 기획은 성공적이었다. 2019년 3월에 런칭 후 약 1년 만에 매출이 30% 늘었다. 하지만 장기적인 브랜딩이 더 중요하다. 화장지 뿐만 아니라 펄프를 사용하는 기저귀, 생리대, 추후에는 제지 전체로 캠페인을 확대할 계획이다.
Q. 친환경 인증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은 무엇인가
친환경 인증 상품을 기획할 당시 두 가지 조건이 있었다. 첫째, 친환경이라고 비싸서는 안 된다. 둘째, 친환경이라고 성능이 떨어져서는 안 된다. 그런데 이 두 가지가 가장 어려운 조건이다. 특히 세제 같은 경우, 식물성 원료는 대부분 화학적 원료보다 기능이 떨어진다. 그 기능을 맞추려고 하면 주원료 비중이 늘어나 가격이 비싸졌다. 그래서 세탁세제, 주방세제별 장점이 있는 제조사들을 찾아 테스트와 협의를 거쳤다. 바이어로서가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파트너로서의 공감과 관계가 있었기에 가격과 성능을 동시 충족하는 범위를 세팅할 수 있었다.
‘친환경 마크’ 인증에 대한 이해도 중요하다. 제품별 물성 및 공정, 인증의 특성을 이해하고 구분해서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대한 친환경 성분을 쓰고자 하지만 성능 유지를 위해 화학적 성분의 첨가가 불가피하다면, 생산 및 판매 과정 전체에서 환경 오염을 최소화해 ‘환경 성적’ 또는 ‘탄소 발자국’ 등의 환경부 인증 마크를 받을 수 있다.
“100% 유기농, 친환경 상품만 판매한다”
올가닉 가공 바이어 이효상 파트너
Q. 소비자들에게 ‘친환경 인증 식품’을 쉽게 소개한다면
친환경 식품은 국가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지정된 기관에서 심사와 인증을 거친 식품을 말한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유기농/무농약/유기가공식품 인증, 환경부의 저탄소/탄소발자국/환경표지 인증 등 주관하는 부처에 따라 다양한 친환경 인증이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의 인증은 원재료의 생육 과정에 좀 더 집중한다. 그와 달리 환경부의 인증은 제조부터 소비까지의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주로 평가한다.
Q. ‘친환경’을 위해 유통업계가 할 일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유통기업은 소비자 입장에서 판매자이지만, 생산자 입장에서는 가장 먼저 만나는 소비자다. 따라서, 유통기업은 소비자를 대표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소비자를 위해 친환경 제품의 공급을 확대하고, 친환경의 가치를 알릴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할인과 적립 등 직접적인 혜택을 주는 프로모션으로 친환경 시장을 활성화하는 것이 유통업계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Q. 올가닉 가공 바이어로서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현재 국내 친환경 시장은 전체 소매 시장의 약 0.5% 정도를 차지한다. 친환경 시장이 전체 소매 시장의 약 3%를 차지하는 선진국들에 비하면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수준이다. 질적으로 좀 더 살펴보면 지금 친환경 시장은 ‘자연환경’, ‘지속 가능한 발전’ 같은 거시적인 가치보다는 ‘섭취자의 건강’에 좀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반면, 친환경 상품 시장의 발전이 더 앞서 있는 선진국을 보면, 식자재 뿐만 아니라 음료, 스낵, 심지어 주류에서도 유기농 인증 상품 거래가 많다.
그린 장보기 프로모션으로 밀레니얼 층을 중심으로 그린슈머가 점차 확장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모든 세대에 있어 친환경에 대한 인식을 넓히고, 친환경이 특별한 소비가 아닌 일상적인 소비가 되었으면 좋겠다. 모든 가정의 식탁에 친환경 인증 식품이 올라가도록 바이어로서 상품성 있는 친환경 상품을 꾸준히 개발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이마트 ‘친환경’프로젝트의 시작과 끝”
CSR팀 김동혁 Chief 파트너
Q. 이마트의 친환경 사업 종류와 방향성은 무엇인가
유통업은 고객과 밀접한 사업이다. 특히, 이마트는 업계 내에서 선도적 위치이다. 그러다 보니, 이마트의 친환경 경영에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자주 붙는다. 최초의 대한민국 녹색 매장, 최초의 비닐 쇼핑백 없는 마트, 최초의 장바구니 대여 서비스, 업계 최초의 모바일영수증 캠페인과 플라스틱 회수 캠페인, 그리고 최대 규모로 운영 중인 민간 전기차 충전소까지.
하지만, ‘최초’가 전부는 아니다. 친환경 사업의 본질은, ‘이마트가 시작하면 협력회사와 소비자가 변하고, 그들이 변하면 문화가 된다’ 는 소명에 있기 때문이다. 협력회사에 동참을 유도하고 고객들에게는 새로운 친환경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는 중이다. 다행히 고객들도 친환경 사업을 원한다. 단순히 ‘나의 건강’을 위해 친환경 상품을 찾던 시대를 지나 지구의 건강까지 생각한다. 이마트가 과거보다 더 빨리 고객들과 소통하고 뛰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Q. 이마트 친환경 사업이 갖는 특징은 무엇인가
이마트 투모로우 캠페인은 강요가 아닌 고객의 자발적인 동참을 지향한다. 그래서 보다 쉽고 재미있으며 친근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노력 중이다. 그러한 취지에서 탄생한 것이 ‘투모’ 캐릭터다. 투모는 고객들에게 장바구니, 모바일 영수증, 그리고 친환경 상품을 권유하고, 플라스틱 회수 캠페인 참여도 독려한다. 최근에는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만들어져 고객들과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다.
이마트는 국내 게임 회사들과 협업해 친환경 테마의 게임을 선보이기 위해 2018년 지스타(G-STAR, 국제 게임전시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환경에 민감하고 모바일 중심인 ‘밀레니얼’ 세대 고객에게 모바일 영수증 캠페인 확산을 알리기 위한 아이디어였다.
이처럼, 이마트의 친환경 사업은 늘 고객 중심에 있다. 이마트 투모로우 캠페인이 매일 새롭게 시작될 수 있는 이유이다.그린슈머 공략에 기업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는 아이유를 내세워, ‘플라스틱은 씻어버려야 재활용된다’ 는 메시지를 담은 ‘지구를 지켜바나나’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나이키 역시 ‘This is Trash(이것은 쓰레기다)’라는 파격적 문구를 내걸고, 지속 가능 컬렉션 ‘스페이스 히피(Space Hippie)’를 지난 6월 출시했다.
이마트 역시 앞서 밝힌 친환경 상품 개발 외에도 롤 비닐 감축 캠페인을 통해 지난해 롤 비닐 사용량을 2017년 대비 70% 가량 줄였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모바일 영수증 실적 건수를 1500만 건 달성하며 친환경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린 장보기 프로모션을 통해 주요 소비층의 관심을 발견한 이마트는, 파트너들과 지속적으로 ‘친환경’ 핵심 성장전략을 이어갈 계획이다.
그린슈머로서는 반가운 일이다. 대형마트가 ‘친환경’적 소비 환경을 선도할수록, 선택할 수 있는 친환경적 소비활동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제 이마트에서 제품을 선택할 때 친환경 마크를 먼저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자. 내가 매일 먹고 사용하는 것들을 ‘친환경’으로 소비하는 것만으로, 우리의 삶은 조금씩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