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청정 해역에서 잡은 15톤 레드 킹크랩 수송 작전 르포
▶ 10월31일 단 하루, 레드 킹크랩 40% 할인 판매
10월 31일 단 하루, 40% 싸게 파는15톤의 레드 킹크랩.
“수산 바이어로 10년 넘게 일하며 이제껏 이런 물량, 이런 가격은 정말 처음입니다.”
쓱데이 레드 킹크랩 행사에 김상민 이마트 바이어와 수입 관계자가 입을 모아 말했다.
27일 오전, 강원도 속초 보세 창고. 여러 대의 4.5톤 활어차가 인천으로 출발할 채비를 하고 있었다.
‘대한민국 쓱데이’ 행사를 맞아 수천 마리의 레드 킹크랩을 운송하기 위해서다. 보세 창고는 레드 킹크랩을 분류하고 활어차로 옮기는 작업으로 금세 북새통을 이뤘다.
10월 31일 토요일, 단 하루를 위해 이마트는 15톤이라는 파격적인 물량과 100g에 4,990원이라는 역대 최저가의 레드 킹크랩 행사를 마련했다.
이름하여, ‘쓱데이15톤 레드 킹크랩 배송 작전 추적기’
러시아에서 어획된 킹크랩이 전국 이마트 점포에 진열되기까지의 과정을 추적했다. 하루 만에 대한민국의 끝과 끝 속초와 인천을 오가며 취재했다.
5,000평 규모의 속초 보세 창고에 들어서자 활게 수조가 시야를 가득 메운다. 저장 규모 150톤에 달하는 48개의 활게 수조 안에는 레드 킹크랩들로 가득하다.
몇몇은 성인 남자 허리춤에 오는 수조를 엉금엉금 기어 올라갈 정도로 힘이 좋다. 올해 이마트는 킹크랩 중 최고라 불리는 레드 킹크랩을 10월 31일 토요일 단 하루 물량으로 15톤을 확보했다. 2.5kg(마리 평균)으로 환산 시 6,000마리, 정상 판매가 기준 13억 원이 넘는 규모이다.
레드 킹크랩은 모두 러시아의 청정지역인 캄차카반도 인근 해역에서 잡아 올린 것들이다.
춥고 먼바다에서 레드 킹크랩을 수송하는 이유가 있다. 킹크랩은 껍질이 단단할수록 속살은 더 부드럽다. 캄차카반도 일대의 깊고 차가운 바닷물은 레드 킹크랩의 껍질을 더욱더 단단하게 만든다. 킹크랩 조업선은 어획을 마친 후 나흘간 러시아의 자루비노항으로 이동한다. 수출을 위한 준비를 마치고 다시 이틀에 걸쳐 속초항으로 향한다.
긴 여정을 마친 녀석들이지만 생기만큼은 가득하다. 조업선 내부에는 서식 환경과 유사한 수조를 만들어 옮기고, 도착한 속초 보세 창고에서는 산소와 해수 공급 등 국내 최고 수준의 축양 시설로 킹크랩을 지킨다. 레드 킹크랩 수입 관계자는 “육지에서 5Km가량 떨어진 바다 근처의 물을 가져온다. 특히, 수심 510m에서 끌어올린 청정한 해양심층수(2°C~3°C)를 수조에 그대로 공급한다. 그 때문에 불순물이 적고 미네랄이 풍부하다. 킹크랩이 건강하게 생존할 수 있는 최적화된 환경이다.” 고 밝혔다.
킹크랩은 등껍질 색깔로 레드·블루·브라운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그 중 레드 킹크랩은 가장 생명력이 뛰어나, 선도가 좋고 고소한 맛이 일품으로 소비자 선호도가 높다. 킹크랩 중 가격도 가장 비싸고 우리나라에서 많이 소비되는 품종이다.
하지만 하루 15톤 물량을 100g당 4,990원에 파는 것은 처음이다.
본 행사를 기획한 이마트 수산팀 김상민 바이어는 “상반기에 세 번에 걸쳐 대형 킹크랩 행사를 진행했다. 최대 하루 10톤의 물량을 소화한 바 있다. 소비자들의 생물 킹크랩 구매 의사가 높아졌음을 느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루 15톤이라는 레드 킹크랩 사상 최대 물량의 행사를 기획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행사 준비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중국에서 9월 코로나 극복 선언과 10월 국경절을 맞아 러시아 킹크랩 수입량이 급증했다. 이에 러시아 산지 시세도 덩달아 올랐다.
갑작스럽게 등장한 돌발 변수였지만 바이어와 협력업체는 영민하게 대처했다. 김상민 바이어는 문제 해결을 위해 10월 초 협력사와 함께 러시아 선사들의 입항 스케줄을 사전 입수해 확인했다.
면밀한 검토 끝에 최저가 시기를 예측할 수 있었고, 그 시기에 맞춰 사전 매입이 이뤄졌다.
이러한 예측은 적중해 쓱데이를 맞아 최초 기획한 수준의 가격과 물량을 준비할 수 있었다.
모든 수입 수산물이 이런 대우를 받지는 않는다. 실상 수산물을 살아있는 생물 상태로 수입하는 자체가 드물다. 노르웨이 생연어 및 일부 횟감용 어종을 제외하면 대부분 냉동 상태로 수입-유통-소비가 이뤄진다. 게다가 레드 킹크랩은 양식이 아닌 자연산이다. 조업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워 더욱 까다롭다.
김상민 바이어는 “쌀 때 사서 싸게 파는 건 쉽다. 그러나 본 행사처럼 ‘원하는 시기’에 ‘역대급 물량’을 ‘최저가’에 공급하기는 쉽지 않다.”며, 본 행사의 물량과 가격에 많은 땀이 배었음을 전했다.
천신만고 끝에 속초항에 닿은 킹크랩이 인천 계류장으로 떠날 채비를 한다. 보세 창고에 들어올 때 등급을 나누고 선별한 것들이다. 그러나 직원들은 다시 한번 레드 킹크랩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을 한 후에 아이스박스에 넣는다. 적정한 습도와 온도 유지는 기본이다.
귀한 레드 킹크랩의 다리가 중간에 떨어지지 않도록 박스 크기와 기준 중량 또한 고려했다.
쓱데이에 판매될 상품은 모두 우수 등급이다. 이는 떨어진 다리가 없고 선도와 수율이 양호한 2kg 이상의 레드 킹크랩을 의미한다. 수입 관계자가 좋은 레드 킹크랩 고르는 법을 알려줬다. “첫째로 딱딱한 것이 좋다. 둘째로는 배 부분이 깨끗한 게 좋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배가 약간 누런 빛을 띠는 것이 좋다. 이는 허물을 벗고 새살이 돋은 지 오래되었다는 것으로 높은 수율을 의미한다”라고 설명했다.
오후 2시, 이윽고 수율 체크를 마친 4.5톤 활어차 세 대가 연이어 출발했다.
활어차는 어둠이 내려앉은 저녁 6시 인천 계류장에 도착했다. 조용했던 계류장에 레드 킹크랩이 들어서자마자 직원들이 몰려든다.
장시간 운전을 한 뒤지만, 운송 기사도 킹크랩이 상할세라 급히 방수복을 입고 수조로 옮긴다. 이제 수조에 담긴 레드 킹크랩은 모두 아이스박스로 포장해 곧 전국 141개 점 이마트로 떠날 예정이다.
하루 15톤 판매를 위한 이마트의 수송 작전.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지만 바이어와 협력업체 간의 정확한 예측과 빠른 실행으로 가능한 일이었다.
힘겨운 준비 과정이었지만, 2020년 전 국민 쇼핑 축제인 대한민국 쓱데이를 위한 준비였다.
오는 31일 토요일 이마트 전국 점포에서 한정 기획으로 최고급 어종의 러시아산 레드 킹크랩을 40% 할인한 4,990원(100g)에 판매한다. 2.5kg 1마리 기준 12만 원 선이다. 이마트에서 레드 킹크랩은 눈에 띄는 포장으로 쉽게 찾을 수 있다. 견고하고 인상적인 디자인의 e크랩 용기에 별도 포장한다.
김상민 바이어는 “고객들이 스티로폼 박스 또는 트레이에 킹크랩을 담아가는 것이 아쉬웠다. 레드 킹크랩의 가치에 걸맞은 전용 용기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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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크랩들의 왕, 레드 킹크랩.
레드 킹크랩은 레드·블루·브라운 킹크랩 3종 중 담백한 맛이 가장 뛰어나고 가격도 비싸 ‘킹크랩의 제왕’으로 불린다.
레드 킹크랩을 올린 주말 식탁. 레드 킹크랩의 압도적인 맛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이번 쓱데이 행사는 놓칠 수 없는 기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