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현장] 세상에 없던 상륙 기지, ‘인천SSG랜더스필드’를 가다

“야구장의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관중들이다. 관중을 경기의 열기 속으로 휘몰아 넣는 것은 홈팀에게 주어진 최대의 과제이자 기득권이다. 관중들의 함성은 그라운드 안에서의 성적까지 좌우한다”

1967년 레너드 코페트는 그의 명저 <야구란 무엇인가>의 10장 ‘구장’ 편에서 야구장과 팬의 관계를 위와 같이 언급했다.

경기 분위기를 이끄는 팬들을 담을 야구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팬들이 경기 관람을 위해 하루 중 3시간 이상을 할애해서, 한정된 시간을 사용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결코 흔들리지도, 굽히지도 않고 목표를 향해 굳건히 나아가자는 의미로 ‘불요불굴’이라는 사자성어를 언급하며, ‘불요불굴’의 유일한 대상은 오직 ‘고객’이라고 밝혔다.

SSG 랜더스에게 ‘불요불굴’의 대상은 프로야구를 사랑하는 ‘팬’이다.

프로야구 개막을 준비하는 신세계그룹 야구단은 팬들과 함께 ‘세상에 없던 프로야구’의 성공적인 랜딩을 위해, 인천SSG랜더스필드’를 베이스볼 라이프센터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2월 23일 야구단 인수를 확정한 신세계그룹은 SSG 랜더스와 함께 One Team, One Company로 빠르게 거듭났다. 3월 들어 팀명 및 엠블럼 확정을 마쳤고, ‘인천SSG랜더스필드’까지 신세계의 색을 입혔다. 30일 창단식에서는 마스코트와 공식 응원가도 공개했다. 올해 초 인수 발표 이후 3개월 여 만에 벌어진 일이다. 신세계다운 추진력과 일의 완결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3월 25일, 시범경기 첫 홈경기를 맞아 ‘인천SSG랜더스필드’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야구장 곳곳에 SSG 랜더스 로고가 새롭게 붙었다. 기존 빨간색 자리에는 신세계그룹이 새롭게 선보인 카리스마틱 레드를 덧씌웠다. 야구장에서는 인천 야구의 헤리티지는 계승하되 SSG 랜더스만의 아이덴티티를 심는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정규 시즌 개막일인 4월 3일을 목표로 구장 구석구석이 신세계그룹만의 콘텐츠가 들어설 채비를 하고 있었다.

‘인천SSG랜더스필드’에 곧 달아오를 열기를 예고하듯, 모처럼 뜨거운 햇볕이 내리쬔다.
SSG 랜더스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의 둔탁한 미트 소리가 구장을 울린다.

첫 홈경기의 현장을 직접 찾아, 새 역사를 써나갈 ‘인천SSG랜더스필드’의 첫 모습을 빼곡히 담았다.

        
야구문화의 신세계로 향하다
인천SSG랜더스필드의 ‘새로 고침’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매소홀로 618.

네비게이션에 ‘문학구장’을 검색하니 ‘인천SSG랜더스필드’로 새로 고침한다. 야구팬으로서 여러 번 찾았던 구장이지만, 들어서자마자 변화를 발견할 수 있다. 구장 계단 외벽부터 SSG 랜더스 선수들이 신세계그룹 브랜드들과 함께 반긴다. 경기장으로 들어오는 버스에도 신세계그룹과 이마트, SSG닷컴 로고를 넣었다. SSG 랜더스 홈 유니폼을 그대로 버스에 입힌 모습이다.

경기장에 들어섰다. 광활한 녹색 그라운드의 청량함은 여전했지만, 구장 내부의 변화는 더 확연하다. 무엇보다 시각을 자극하는 것은 농구장 3개 크기에 달하는 대형 빅보드다. 빅보드 아래는 ‘인천SSG랜더스필드’의 이름을 당당히 새겼다. 화면 조정을 거치자, 세계 최대 규모의 SSG 랜더스 빅보드에 우주선이 상륙한다. 빅보드는 시범 경기 내내 SSG 랜더스의 디자인 컨셉을 전시한다. 로고 플레이 영상이나 선수 소개 화면에서 랜더스의 방향성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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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돌려 경기장을 훑자 신세계적 요소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양쪽 더그아웃 지붕에는 신세계그룹의 로고를 새겼다. 홈 측에는 이마트, 어웨이 측은 트레이더스다. 베이스라인도 달라졌다. 1루 베이스라인에는 ‘스타필드’, 3루 베이스라인에는 ‘신세계TV쇼핑’의 이름이 각각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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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단상에는 카리스마틱 레드를 바탕으로 한 SSG.COM이 자리를 차지했다. 1층 및 2층 테이블 석은 ‘피코크 석’과 ‘노브랜드 석’으로 탈바꿈하는 준비가 한창이었다. 미니 스카이 박스에는 토이킹덤의 로고가 붙었다. 1루 관중석 쪽 타 햄버거 브랜드가 있던 자리에는 노브랜드 버거가 들어올 예정이다. 신세계그룹 대표 커피 브랜드인 스타벅스도 입점을 준비한다. 많은 이들이 기대했던 신세계그룹만의 컬러와 인프라가 구장을 촘촘히 채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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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인 및 프로야구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T그린존은 ‘몰리스(Molly’s) 그린존’으로 변경했다. 기존처럼 반려동물 입장이 가능하고 여유로운 잔디 좌석의 풍경은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몰리스 그린존 아래는 새로운 문구가 들어섰다. ‘세상에 없던 프로야구의 시작 SSG 랜더스’가 양각으로 적혔다. SSG 랜더스의 당찬 포부를 드러나는 문구다.

그렇다고 모든 것이 달라지진 않았다. 앞서 소개한 모습들에서 신세계적인 정체성을 살펴봤다. 다른 한편의 인천SSG랜더스필드는 인천 야구의 헤리티지를 계승하는 모습을 보인다. 대표적인 사례는 빅보드다. 인천을 상징하는 인천대교와 비행기 조형은 빅보드에 그대로 살렸다. 빅보드 하단에도 인천 야구의 레전드 박경완 선수의 영구결번(26번)도 그대로 남아 있다. 그 밖에도 스카이박스 하단의 SK 와이번스 역대 우승 엠블럼과 인천 야구의 역사를 느낄 수 있는 존도 그대로 유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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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가자!” “오케이! 그렇지!”

이윽고 그라운드에는 선수들이 가벼운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몸을 풀기 시작한다. 이번에 새로 합류한 추신수(39)와 정상호(39)의 모습도 반갑다. 모든 선수와 코치의 유니폼에도 신세계그룹 상징들이 붙었다. 양팔에는 이마트와 신세계의 로고가 있고 왼쪽 가슴에는 SSG.COM이 있다. 모자에는 피코크와 노브랜드가 새겨졌다. 새로운 유니폼을 입은 SSG 랜더스 선수들이 필드에 들어서니 그라운드가 꽉 찬 기분이다.

경기 시작 직전, 김원형 감독과 SSG 랜더스 선수들을 만나 묻고 들어봤다.

        
INTERVIEW 01
SSG 랜더스 감독
김원형 감독

Q. 홈에 돌아왔다. 바뀐 것들도 많은데 소감은 어떤가.
A. 이렇게 홈에 돌아오니 밖에서 힘들었던 것들이 사라지는 느낌이다. 몸도 편하고 기분도 좋다. SSG 랜더스로 바뀌었다는 게 확실하게 느껴진다. 선수들도 좋은 영향을 받을 거라고 본다.

Q. 어떤 목표를 갖고 시범경기에 임하고 있나.
A. 시범경기 동안 생각한 목표는 오직 선수들의 베스트 컨디션이다. 개막전까지 감각적인 몸 상태로 만드는 게 최우선이다. 기존 경기에서도 주전 선수들이 얼마나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개막전에 임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왔다.

Q. 추신수 선수는 계속 좌익수로 활용할 계획인지.
A. 우선 오늘 좌익수로 출전한다. 마지막 시범경기 2경기가 잠실에서 있을 예정인데 그때는 우익수로 출전할 예정이다. 반면, 한유섬 선수는 좌익수로 적응 훈련 시킬 계획이다.

오랜만에 홈에 돌아온 선수들의 표정이 밝다. 여전히 익숙한 홈 구장이지만, 달라진 풍경에 선수들도 즐거워하는 눈치다. 홈에서의 첫 시범경기를 앞둔 오늘, 새 시즌 각오와 달라진 팀에 대한 기대를 SSG 랜더스 선수들에게 물었다.

        
INTERVIEW 02
SSG 랜더스 (외야수, 17)
추신수 선수

Q. 한국에 돌아온 지 벌써 한 달이다. 적응은 되었는지.
A. 걱정이 있었지만, 잘할 거란 자신감이 있었다. 팀 동료들 덕분에 빠르게 페이스를 찾고 있다. 후배 선수들이 하나하나 알려주고 친해져서 문제없이 적응하고 있다. 몸 상태도 아주 좋다. 페이스를 빨리 올려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시즌을 치르기 위한 몸 상태는 거의 올라왔다. 물론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나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작년 팀 성적이 아쉬웠기 때문에, 팀 동료들과 최상의 경기력을 잘 만들어 올해엔 좋은 성과를 만들고 싶다. 개인 성적 욕심을 부리기보다 선수들과 단합하여 완벽한 시즌을 보내고 싶다.

Q. 격리 기간 중 이마트에서 쓱배송을 보냈다. 기억에 나는 상품이 있는가.
A. 이마트 덕분에 격리 기간을 편하게 지낼 수 있었다. 격리 중 가장 걱정이 먹거리인데 그 걱정을 말끔히 해소해줬다. 피코크 초마짬뽕이 상당히 맛있었다. 중국집에서 먹는 것보다 훌륭했다.

Q. SSG 랜더스의 팀명과 로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A. 내 이름의 이니셜이 SSC인데 SSG(팀명)와 비슷하다. 또, 엠블럼의 우주선 상륙처럼 나도 비행기를 타고 인천에 내렸지 않나. (웃음) 나름 이렇게 의미를 두고 있다.

Q. 올 시즌 목표를 밝힌다면.
A. 도착한 직후 확실히 말한 게 있다. 나는 이기러 왔다. 반드시 승리하는 한 해를 만들고 싶다. 개인적으로 미국에서 와 SSG 랜더스에 합류는 어려운 결정이었다. 그러나 그만큼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 자신이 있다. 시범경기가 무관중으로 진행되어 팬들로서는 아쉽겠지만, 조만간 그라운드에서 찾아 뵙고 좋은 야구로 인사드리고 싶다.

        
INTERVIEW 03
SSG 랜더스 (내야수, 27)
로맥 선수

Q. 작년에 비해 많은 것이 변했다. 새로운 시작을 앞둔 기분은 어떤가.
A. 좋다. 나는 변화를 즐기는 편이기도 하지만,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고 본다. 새로운 이름, 새로운 선수들, 새로운 구장. 이런 새로운 변화를 경험하니 설레지 않을 수 없다. 또, 제주 훈련을 통해 팀 결속력도 많이 생겼다. 동료들과 스탭들 모두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았고, 나 또한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강해졌다. 새로운 시작을 할 생각에 벅찬 기분이다.

Q. 스타벅스를 자주 애용한다고 들었다.
A. 스타벅스를 매우 좋아한다. 특히 ‘오늘의 커피’를 특히 좋아한다. 내가 어딘가로 이동할 일이 있으면 그전에 꼭 스타벅스에 들르는 편이다. 특별한 닉네임은 없지만 괜찮다. 매장에서 ‘오늘의 커피’를 시키는 사람은 거의 나밖에 없다. (웃음) 커피를 기다리는 5분이 내게는 행복한 시간 중 하나다. 이마트도 쇼핑할 것들이 너무 많아 좋아한다.

Q. 이번 시즌 목표를 알려달라.
A. 많은 승리를 거두어 플레이오프에 진출해야 한다. 그게 SSG 랜더스와 내가 존재하는 이유다. 최근 SSG 랜더스는 주요 FA선수를 영입하는 등 과감한 행보를 보인다, 팀은 승리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피력하고 있고, 나는 이에 부담을 가지고 진지하게 임할 생각이다.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매일 노력 중이다. 물론 개인 40호 홈런 기록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INTERVIEW 04
SSG 랜더스 (내야수, 14)
최정 선수

Q. 팀의 중심 선수로서, SSG 랜더스 선수로 뛰는 첫해 목표와 소감은.
A. 새로운 팀이라 설레고 동기부여가 된다. 100%의 컨디션을 낼 수 있도록 시즌에 맞춰 준비하고 있다. 작년 팀 기록이 하위권이었기 때문에 팀을 상위권으로 올리는 것이 내 첫 번째 목표다.

Q. 신세계그룹사 중 자주 찾는 곳이 있다면.
A. 장보러 이마트를 자주 간다. 또 집에서는 조금 멀지만, 가전제품을 좋아해 스타필드 하남에 일렉트로마트를 찾아간 적도 있다. 스타벅스 아메리카노도 좋아한다. 마침 어제도 송도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동생(최항)과 연락하며(웃음) 경쟁사인 스타벅스 커피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Q. 신세계그룹 직원들에게 한마디 전한다면.
A. 이제 한 가족이 되었다. 항상 많이 찾아와 주시고 응원을 부탁드린다. 신세계백화점이나 이마트에서 마주치면 임직원 여러분들과 가볍게 인사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

        
SSG 랜더스
vs 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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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첫 경기는 초반부터 불을 뿜었다. SSG 랜더스는 선발투수로 국가대표 잠수함 박종훈이 나섰지만, 양팀 선수들의 타격감은 좋아보였다. 두 팀은 1회부터 서로 점수를 주고 받았다. 삼성이 먼저 구자욱의 적시타와 피렐라의 안타로 2점을 앞서 나갔다. SSG 랜더스도 1회말 곧바로 추신수의 땅볼로 1점을 기록하며 추격에 나섰다. 삼성의 추가 공격도 거셌다. 삼성은 3회 볼넷을 골라내며 밀어내기로 1점을 추가 기록한데 이어 4회 박해민의 적시 2루타로 3점차를 뒀다.

SSG 랜더스는 5회말 추신수의 추가 타점으로 1점을 기록하며 추격에 나섰다. 8회말에는 신예 오준혁이 우완 투수 이승현의 직구를 받아친 것이 중앙 펜스를 훌쩍 넘겼다. 오준혁은 인천SSG랜더스필드의 첫 홈런 주인공이 되었다. 첫 홈런과 함께 빅보드 아래에서 분수가 터지는 장관 또한 연출했다.

SSG 랜더스의 반격이 시작되는 듯 했으나, 삼성은 8회와 9회 1점씩을 추가하며 다시 점수차를 벌렸다.
안타깝게도 SSG 랜더스는 3-6으로 패배했지만 추신수 선수를 중심으로 인상적인 장면들을 남겼다. 생애 첫 SSG 랜더스 홈 경기 타석에 오른 추신수는 3타수 1안타 2타점을 올렸다. KBO리그 첫 타점이다. 이로써 추신수는 3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고 2경기 연속 타점을 수확했다.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노 바운드의 빠른 송구로 2루에서 3루로의 진루를 막았다.


인천 야구의 성지, 문학구장이 ‘인천SSG랜더스필드’로 변신했다. 하지만, 이는 ‘SSG 랜더스’가 보여줄 스토리의 일부에 불과하다. SSG 랜더스가 신세계그룹과 함께 선보일 콘텐츠는 이제 뻗어 나갈 준비를 마쳤다. 신세계그룹 계열사와 연계한 세상에 없던 굿즈(Goods)부터 다양한 팬 이벤트, 각종 F&B 시설 등 야구팬을 락인(Lock in)시킬 무기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1년 SSG 랜더스가 선보일 비즈니스는 신세계그룹이 그리는 뉴커머스의 새로운 기폭제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개막 이후에도 한 동안은 만원 관중을 보기 힘들 전망이다.

‘인천SSG랜더스필드’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구장의 뜨거운 열기는 팬들이 있어야 가능하다. 머지않은 그날,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응원가를 부르고 환호성을 내지르는 순간을 고대한다.

신세계그룹의 ‘세상에 없던 프로야구’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순간이다.

레너드 코페트가 쓴 <야구란 무엇인가>의 10장 ‘구장’ 편의 마지막 문장은 아래와 같다.
야구장에는 야구 경기 말고도 많은 것들이 살아 숨쉬고 있다. 이제는 그것들을 살펴볼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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