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만난 사람] “유통의 미래를 여는 리뉴얼 2.0입니다”

2021/06/18

▶ 이마트 매장 리뉴얼 전략 대성공, 온오프라인 매출 고공행진 中
▶ 이용 고객 데이터 및 상권 분석 바탕으로 각 점포에 맞는 최적화 전략 수립
▶ 온오프 옴니매장 구축 추진… 연내 20개 점포 리뉴얼 예정

“신세계가 유통혁명을 시도하는 새로운 형태의 점포를 선보입니다.”
1993년, 국내 최초 대형 할인 마트인 이마트 창동점 오픈 문구다. 무려 28년 전의 문구인데도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오픈 당시의 선언처럼, 이마트는 쉬지 않고 변화하며 새로운 형태의 점포를 선보였다. 28년간 ‘1등 할인점’ 타이틀을 지킨 것은 시대를 가리지 않고 소비자 흐름에 민감하게 대응한 결과다. 이마트가 쌓은 십수 년의 경험은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을 변화시켰을 뿐 아니라 대형마트의 방향성까지 제시했다. 그리고 코로나가 각종 산업계를 강타했던 작년, 이마트는 이마트만의 장점을 살려 가장 빠르게 부활했다. 과거 쾌적한 매장 운영을 위해 집기를 교체하는 수준의 리뉴얼이 아니다. 점포 정체성을 그로서리, 테넌트, PP센터라는 3대 테마로 탈바꿈하는 미래형 이마트로의 리뉴얼을 새롭게 시작했다.

시작은 월계점이었다. 지난해 5월 28일 리뉴얼한 이후 지난 1년간의 성과를 분석해봤다. 매출 신장뿐만 아니라 고객 체류시간 또한 확연히 늘어난 것을 확인했다. 쇼핑뿐 아니라 놀이와 휴식을 위한 복합 공간을 완성하려던 계획이 성공한 것이다. 이마트가 고객이 원하는 것을 끊임없이 탐구하고 성찰한 결과다. 또한 그로서리 확장, 비식품 효율화, 테넌트 확장이라는 세 가지 실천 과제를 성실히 수행하며 미래형 대형마트를 위해 기업 DNA를 차근차근 변화시켰다. 이마트의 리뉴얼 전략은 대성공이었다. 작년에 리뉴얼한 9곳의 점포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신장을 이뤘고, 월계점과 춘천점의 경우 50% 이상 고신장을 기록했다. 이마트는 이를 바탕으로 올해 20곳 이상 점포 리뉴얼을 계획 중이다. 차이가 있다면 리뉴얼의 내용이다. 작년의 리뉴얼 매장에서 진일보한 형태의 ‘리뉴얼 2.0’을 실행한다. 점포에게 제2의 전성기를 만들어주고, 고객에게는 더 나은 쇼핑 환경을 제공하는 사람들. 이마트 점포Reset팀의 중심에 있는 홍경락 리셋 파트장과 이지유 파트너를 만나 보았다.

        

만난 사람 01
이마트 점포Reset팀
홍경락 리셋 파트장

Q. 안녕하세요, 파트장님. 점포Reset팀의 리셋 파트는 어떤 곳인가요.
이마트 기존점 점포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실행하는 팀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점포를 찾아 분석하고, 리뉴얼을 진행하는 것이 저희 팀의 역할입니다. 저는 팀 내 리뉴얼 업무 총괄 관리를 담당하고 있고요. 작년에는 춘천, 강릉, 칠성, 양산, 신도림점 등 9개 매장 리뉴얼을 진행했습니다. 점포를 체험형, 고객 맞춤형, 정보 제공형 매장으로 구현하여 고객이 쇼핑하기 편안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가장 큰 주안점입니다.

Q. 리뉴얼 점포는 어떤 기준으로 선정된 건가요?
전국 이마트 점포들의 현황을 파악하여 우선순위를 정하고, 리뉴얼 후 기대 효과가 큰 순서대로 결정된 것입니다.
리뉴얼 계획은 점포의 현황을 파악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마지막 리뉴얼이 언제였는지, 임대차 계약 상황에 이상은 없는지, 상권 내 특이 사항이 있는지 먼저 살펴봅니다. 그럼 대략적으로 리뉴얼이 필요한 점포를 알게 되는데요. 그때부터 각 점포별 상세 데이터를 분석합니다. 출점 형태, 매출, 점포의 구조와 그에 따른 층별 MD 효율, 인근 상권의 환경 변화 등을 종합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기대 효과가 큰 순서대로 리뉴얼 점포를 선정합니다. 선정 이후에는 리뉴얼 후 해당 상권에서 점포가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분석하며 세부적인 리뉴얼 전략을 수립하죠.

Q. 그렇다면 작년에 리뉴얼한 9개 점포는 어떤 리뉴얼 전략을 가졌나요?
작년에 진행한 리뉴얼 전략은 크게 몰타입 점포, 지역 1번 점, 온라인 PP 확대점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몰타입 점포는 한 마디로 ‘매장의 쇼핑몰화’입니다. 월계점이 대표적인 예인데요. 고객의 체류 시간을 극대화할 수 있게 다양한 테넌트 매장을 입점시키는 것이 주 전략이었습니다. 오고 싶은 오프라인 점포를 만든 거죠.
지역 1번 점은 해당 지역 상권 내 ‘대형마트 1번 점’의 지위를 공고히 하는 전략입니다. 그로서리 부문을 확대하고 비효율적인 상품군을 개선하는 등,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을 살리고 고객 쇼핑 중심의 디자인으로 설계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강릉, 춘천, 양산, 칠성, 천안, 광주점이 해당됩니다.

온라인 확대점은 기존의 매장 면적을 PP센터로 활용하고, 그와 동시에 압축된 매장 면적을 효율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입니다. 신도림점이 이 유형에 해당되는데, 매장 면적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매출이 증가하는 실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Q. 올해의 리뉴얼은 어떤 업그레이드가 있나요?
공통적으로 고객이 쇼핑하기 편안한 환경조성이 우선입니다. 비식품 부문에서 설명하자면, 노브랜드와 일렉트로마트, 토이킹덤, 이너웨어샵 등 이마트 전문점의 브랜드 파워를 이용한 ‘가성비’ 추구가 있습니다. 상품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측면에서도 마트의 느낌을 넘어, 하나의 쇼핑명소로 재구성하려고 합니다. 또 하나의 발전은 ‘대형 PP 센터 도입’ 확대입니다. 기존 오프라인 매장 면적을 줄이면서까지 온라인 CAPA 확대를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Q. Reset파트의 단기적, 장기적 목표가 궁금합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우수 상권이지만 노후화된 점포. 즉, 영업적인 발전 가능성이 큰 점포 위주로 리뉴얼을 진행했는데요. 하반기에는 대형 PP 센터 도입을 위한 리뉴얼이 많을 예정입니다. 7월 말 이천점 리뉴얼 오픈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온오프 옴니매장 조성을 추진할 것입니다. 이마트 판매본부뿐만 아니라, SSG닷컴과도 협력하여 온/오프라인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점포를 만드는 게 목표거든요. 온라인 인프라가 확대되는 만큼, 기존 오프라인 매장도 계속 업그레이드할 예정입니다.
물론 장기적인 목표는 기존 점포의 자산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저희 팀의 궁극적인 목표이기도 하고요. 고객은 늘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단순한 매장 리뉴얼 외에도 다른 방법을 찾기 위해 늘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만난 사람 02
이마트 점포Reset팀
이지유 파트너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기존점 이마트를 리뉴얼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작년 하반기에 이마트 신도림점, 올해 상반기에 이마트 구로점의 PD를 맡아 리뉴얼을 진행했습니다.

Q. 리뉴얼 PD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팀에서 리뉴얼 대상 점포가 정해지면, 점포별 PD가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구체적인 리뉴얼 전략을 수립합니다. 리뉴얼 계획은, 우선 점포의 현황을 파악하는 데서부터 시작합니다. 점포의 출점 형태와 현재 점포의 매출은 어떠한지 등 기본적인 사항에서부터, 점포의 구조와 그에 따른 각 층별 MD 효율이 어떠한지 확인합니다. 또한 점포의 경쟁여건과 인근의 상권 및 주거환경 변화를 파악하여, 어떠한 점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지 파악합니다.
초기 리뉴얼 계획 수립이 완료되면, 가장 매장을 잘 아는 점포와 우선적으로 협의를 한 후, 판매본부, 그로서리본부, 비식품본부 등 유관부서와의 세부 논의 및 수 차례 수정과정을 거쳐 최종 레이아웃이 나오게 됩니다.
한 점포의 리뉴얼을 전적으로 책임지는 담당자이다 보니 개선 방향성 수립, 투자비 집행, 리뉴얼 시공 현장 감리 등 모든 과정에 깊게 관여하고 있습니다.

Q. 작년 신도림점 리뉴얼 얘기를 조금 듣고 싶습니다. 그때 얻은 노하우가 구로점 리뉴얼에 어떤 도움을 줬나요?

신도림점 리뉴얼은 첫 시도가 많았습니다. 온라인몰 PP센터를 조성할 공간 확보를 위해 처음으로 영업 면적을 축소한 점포였거든요. 그동안의 PP센터는 후방의 여유 공간에 만들어진 것에 반해, 신도림점에서는 파격적인 시도를 한 것이죠. 리뉴얼 당시, 기존 오프라인 매장 면적의 무려 300평을 PP센터 면적으로 할애했습니다. 그럼에도 결과적으로 오프라인 매장 매출은 11.5% 신장하는 놀라운 성적을 확인했습니다. 리뉴얼 전 20평 규모였던 PP센터를 320평으로 늘리며 일일 쓱배송 주문량도 200건에서 2,500건까지 확대할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MD 효율화의 경험치를 크게 쌓았고, 이번 구로점 리뉴얼 기획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파트장님께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앞으로의 전관 리뉴얼 대상 점포는 대형 PP센터 도입 방향이 많습니다. 신도림점 리뉴얼 경험 덕분에, 온오프라인이 동반 성장하는 점포 리뉴얼이 가능하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Q. 이번 구로점 리뉴얼 전략에서는 어떤 점이 중요했나요? 구로점의 방향성이 궁금합니다.
구로점은 1999년에 오픈한 이후 전관 리뉴얼을 시행한 적이 없는 노후 점포였습니다. 관악구나 동작구에서도 많은 고객이 찾아주셔서 상권 확대가 가능한 점포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멀리서도 쇼핑하러 오고 싶은 점포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에 기존과는 차별화된 모습을 완성하는 데 힘 썼습니다.
또한 구로점은 면적에 비해 높은 매출을 보이는 ‘고효율 점포’입니다. 면적이 협소하기 때문에 기존보다 더 높은 효율을 위해 MD를 재배치했습니다. 단순히 매대 변경 수준이 아니라, 매장의 건축적인 조건에 따라 입체적인 MD 효율화를 목표로 했습니다.

Q. 구로점의 어떤 변화를 눈여겨보면 좋을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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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브랜드 매장이 많았던 1층에는 노브랜드 매장이 50평 규모로 들어섰습니다. 노브랜드 전문점과 비교해도 결코 작지 않은 크기인데요. 내점 비율이 높은 1인 가구와 상권 특성에 맞는 중국인 고객의 선호도를 반영한 것입니다. 주 출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실 수 있고요. 노브랜드의 상온상품과 냉동/냉장 상품을 모두 한곳에 모아 판매하고 있어 편의성은 물론 브랜드 파워를 느끼실 수 있습니다.
구로점 리뉴얼은 단계적으로 진행되었는데요. 4월 30일에 먼저 리뉴얼 오픈한 노브랜드의 경우, 작년 동기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이 270%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4월 30일~6월 16일, 작년 동기간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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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뉴얼 이후 큰 폭으로 개선되는 가전매장의 경우, 일렉트로마트를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했습니다. 가성비 좋은 속옷에 대한 수요 증가에 맞춰 전문 매장 형태로 구성한 이너웨어샵도 눈여겨보실 만합니다. 그 외에 토이킹덤, 몰리스펫샵 뿐만 아니라 지하 1층의 그로서리 부문도 효율적으로 개편했습니다.
리뉴얼된 구로점은 한 마디로 ‘작지만 강한 이마트’입니다. 매장면적에 비해 모든 MD를 알차게 갖추고 있어 원하는 상품 대부분을 한 곳에서 편하게 쇼핑하실 수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나는 이마트에서 ○○○ 한 사람이다”라고 한마디로 표현해주신다면?
신데렐라에 나오는 ‘마법사’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무도회가 열리는 날, 마법사가 호박을 호박 마차로, 동물 친구들도 말과 마부로 변신시키죠. 신데렐라에게 이러한 멋진 조력자가 없었다면 무도회에 도착조차 못 했을 겁니다. 저는 점포가 신데렐라, 유관부서가 조력자라고 생각합니다. 판매본부와 그로서리본부, 비식품본부 등 유관 부서의 협력이 없었다면 성공적인 리뉴얼은 없었을 것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점포 및 유관 부서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인터뷰 내내 느껴진 것은 점포와 고객에 대한 애정이었다. 고객이 최상의 컨디션에서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그리고 점포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고민을 거듭하고 있었다. 이마트가 지난 28년간 대한민국의 유통 산업 지도를 새로 그려올 수 있었던 것은, 홍경락 파트장과 이지유 파트너처럼 업(業)의 본질을 뜨겁게 탐구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느꼈다.

리뉴얼은 본질적으로 고객의 삶을 반영해야 한다. 이는 바로 오늘 내가 향유하고 있는 삶과 곧 도래할 미래의 삶을 반영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마트는 창동점부터 오늘의 구로점까지 한발 앞선 원칙으로 그 어떤 대형마트보다 굳건히 자리를 지켜왔다.

어릴 적, 부모님의 손을 잡고 가던 이마트가 이젠 내 자녀와 함께 가는 곳이 되었다. 그러나 이마트는 여전히 젊다. 유행이 지나고 삶의 방식이 바뀌어도 여전히 1등의 자리를 유지하는 이유. 이마트의 꾸준함과 여전함의 비밀은 바로 이 리뉴얼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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