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숫자를 처음 접했을 때는 “정말일까?” 싶지만, 이내 많은 분은 “그 정도는 되지 않겠어?” 내지는 “더 많지 않을까?”하고 수긍하실 것 같습니다. 1,500만의 수치는 11년이 넘게 몰리스에 몸담았던 제게도 놀라운 숫자임이 분명합니다.
반추해보면 반려동물로 인해 우리 삶의 풍경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탈 때가 많아졌고, 산책하는 길에 여러 반려동물과 인사를 나눌 수도 있습니다. 쇼핑몰에서는 또 어떤가요. 스타필드에서는 행복한 미소를 띠며 반려동물과 쇼핑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려동물의 수가 급격히 증가한 만큼 우리가 필요로하는 지식도 늘었습니다. 사람은 보통 첫 임신을 하면 아이에게 무엇을 먹이고 어떻게 돌봐야 할지 많은 공부를 합니다. 아이를 낳은 집에는 두툼한 아기 백과사전이 집마다 놓여있을 정도로 말이에요. 흔히들 팻팸족은 반려동물을 자식에 비유하죠. 우리 아이가 건강하고 지혜롭게 자라길 바라는 마음처럼, 반려동물에게도 그러한 세심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팻팸족들은 과연 얼마나 공부를 하고 반려동물과 살아가고 있을까요?
알아가야 할 것들은 산더미지만, 이번 칼럼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을 다뤄보고자 합니다.
바로 食, 사료에 대한 이야기로 <견묘한 펫 이야기>는 출발합니다.
2011년 처음 몰리스 펫푸드 바이어가 되고 가장 몰두했던 부분이 사료입니다. 그 당시 들었던 말 중 아직까지 머릿속에 생생한 말이 있어요. “사료는 반려동물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영양분을 작은 알갱이에 균형 있게 담은 과학의 결정체”라는 말인데요. 돌이켜보면 다소 과장되었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사료의 중요성을 깨닫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문장입니다.
잠시 옛날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어릴 적 방학을 맞아 시골 할머니 댁을 방문한 경험, 다들 있으실 겁니다. 그곳에는 늘 우리를 순한 얼굴로 반겨주는 누렁이를 만날 수 있었지요.
자세히 보셨을지 모르겠지만, 당시 누렁이의 밥그릇에는 밥풀과 반찬의 찌꺼기들이 묻어 있었습니다. 반려동물 전용 사료가 아닌 시쳇말로 “짬”이라 부르는 잔반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 시절 누렁이들의 평균 연령은 10살이 채 되지 않았답니다. 사람의 식품에는 반려동물이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양의 나트륨과 지방, 심지어 반려동물에게 독이 되는 성분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인데요. 그렇기에 반려동물 전용 사료를 급여하는 것은 반려동물의 건강과 직결되는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유로모니터 통계조사에 따르면 2011년도 한국의 전용 사료 급여율은 40%였습니다. 2021년 현재는 50% 수준으로 아직도 많은 반려동물이 전용 사료를 먹지 못합니다. 전용 사료 급여율을 높여 반려동물의 건강한 삶을 만들기 위해선 앞으로 제가 해야 할 일이 더 많은 것 같은데요.
몰리스는 사료 급여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드리고자 2020년 7월부터 매월 1~10일을 ‘몰리스 위크’로 지정했습니다. 몰리스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료 브랜드를 최대 30%까지 카드사 에누리를 받을 수 있는 행사입니다. 횟수를 거듭할수록 이용 고객들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는데요. 반려동물의 건강도 좋아지는 것 같아 뿌듯한 기분이 듭니다.
앞서 국내 전용 사료 급여율이 50% 남짓이라고 밝혔지만, 우리나라의 급여율 수준은 펫 선진국과 비교해보면 준수한 수준입니다. 최근 국내 반려동물 사료 트렌드를 보면 단번에 알 수 있답니다.
첫 번째 트렌드는 성분입니다. 사료의 가장 중요한 성분인 단백질원을 단일 단백질 레시피로 출시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요. 한 가지 사료에 여러 단백질원이 섞여있으면 반려동물에게 있는 알러지를 걸러내기 쉽지 않기 때문이죠. 또한 육류 단백질원이 아닌 곤충 단백질을 사용한 인섹트 사료들도 수요는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두 번째 트렌드는 기존의 건사료 위주의 식단에서 습식사료로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유로모니터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습식사료 구성비는 2016년 15%, 2021년도에는 19%까지 올라 2026년에는 28%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측합니다. 이런 변화에는 소비자의 인식 변화가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과거 “습식사료를 먹으면 살이 찐다”는 편견이 많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습식사료는 건사료 대비 냄새와 맛이 더 강합니다. 그 때문에 기호성이 좋을 뿐 아니라, 수분 함량이 높아 수분 섭취에 좋습니다. 그리고 습식사료의 경우는 같은 양으로 따졌을 때 건사료 보다 칼로리가 낮습니다. 따라서 습식사료가 더 살이 찐다는 말은 맞지 않습니다. 오히려 건사료 대비 상대적으로 살이 덜 찐다는 사실까지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처럼 습식사료에 대한 인식의 변화에 따라 최근 한국 전통 보양식을 컨셉으로 만든 제품들이 출시되었습니다. 반려동물 전용 삼계탕, 삼계죽, 황탯국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하지만 이런 식품들은 주식의 역할을 할 수는 없습니다. 식욕이 떨어진 아이들의 식욕과 기력을 북돋아 주는 데 활용하면 좋은 보조식품 정도로 여기시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떠오르는 트렌드는 바로 화식*입니다. 늘 대량생산한 건사료만을 급여하기가 미안했던 소비자들을 겨냥했는데요. 화식 또한 수분 섭취가 용이하고 소화하기도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화식은 주식 수준의 레시피가 짜인 제품도 있어 건사료를 대체할 수 있기에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클 것 같습니다.
*화식 = 식재료에 열을 가해 조리를 한 사료의 한 종류
<견묘한 펫 이야기> 첫 번째 이야기로 전용 사료가 필요한 이유와 트렌드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았습니다. 사람처럼 반려동물도 먹는 것이 건강에 참 중요합니다. 반려동물의 소화 기능에 대한 충분한 공부와 이해를 통해 올바른 식품을 급여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마시고, 사랑스러운 우리 반려동물과 오래오래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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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이마트 몰리스 상품개발 팀장
개냥이들의 대부
‘반려동물이 진정한 가족이 되는 곳’
몰리스에서 11년 째 상품개발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