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선수들이 홈런 치고 덕아웃에 돌아올 때마다 하는 스타벅스 커피 세리머니, 이거 너무 멋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정용진 구단주가 몇몇 선수들에게 직접 보낸 편지 보셨죠? (선수들이 원하는 게) 바로 이거거든요. 관심! 아, 솔직히 너무 부럽습니다.”
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아쉬움과 부러움이 짙게 배어 있는 목소리.
KBO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유명 야구선수인 그는 “우리 팀도 세리머니 할 때 모기업 브랜드를 활용하면 좋겠는데…”라는 말로 끝맺음을 대신했다. 이에 필자는 씽긋 웃으며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세상에 없던 프로야구를 보여주겠다는 팀이잖아. 대단하지?”
No Limits, Amazing Landers
이렇듯 화끈한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야구팬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지난 3월 30일 KBO리그에 성공적으로 랜딩한 SSG 랜더스는 100일이라는 시간 동안 누구보다 맹렬히 달려왔다. 그리고, 정용진 구단주가 창단식을 통해 내비친 자신감과 예언처럼 정규시즌 144경기를 넘어 한국시리즈 챔피언 트로피마저 기어코 들어 올릴 것만 같은 기세로 선전을 거듭 중이다. 타 기업 소속이었던 지난 2020시즌, 10개 팀 중 9위를 기록했던 팀이 새 유니폼으로 갈아입자마자 이렇듯 놀라운 반전을 일으키다니. 역시 프로야구 무대는 마음가짐과 정신력, 기세의 경연장(競演場)임에 틀림없는 듯하다. 그리고 이러한 요소들의 강인함은 바로 리더(구단주)의 관심과 애정에서 비롯된다.
필자는 지난 2월에 기고했던 신세계 뉴스룸의 칼럼[온ㆍ오프라인 리테일 산업과 프로야구 비즈니스의 미래]과 2021 체육주간 기념 학술대회의 발제[SSG 랜더스는 프로야구 산업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는가]를 통해 온ㆍ오프라인을 아우르는 360 에코시스템(ecosystem, 생태계)의 성공적 구축, 즉 ‘신세계 세상(Universe)’을 지향하는 신세계그룹이 왜 프로야구단 운영의 최적임자인지를 역설한 바 있다. 창단 후 100일이 지난 지금 그들은 어디까지 달려왔을까.
명실상부한 국내 리테일 산업의 최강자인 신세계그룹은 현상(現狀)에 만족하는 고인물이 되기보다는 급변하는 환경을 이겨낼 수 있는 도전 과제 부여와 이의 달성에 매진(邁進)하는 기업문화를 지니고 있다. 이는 최근 이베이(eBay)를 3조 원이 넘는 금액에 인수하면서 “지금 얼마냐보다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느냐”가 의사결정의 기준임을 피력했던 정용진 부회장의 일성(一聲)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 리테일 분야의 첨병이었던 SSG닷컴에 이베이(eBay)라는 강력한 원군을 더함으로써 마침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360 에코시스템의 완성을 기(期)할 수 있게 되었음을 감안한다면 이는 분명 진중하고도 위대한 도전의 행보이다.
국내 대형마트 업계에서 일인자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하는 이마트가 낳은 반전 또한 신세계그룹의 기업문화를 이해함에 있어 주목할 만하다. 지난 2019년 이마트는 정보통신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이로 인한 고객들의 소비행태 변화(온라인 리테일 활성화)로 인해 사상 첫 분기 적자(2019년 2Q 영업손실 299억 원)라는 아픈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이후 설상가상으로 COVID-19 사태까지 발발(勃發)하자 혹자는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한 오프라인 리테일의 종말을 성급히 예견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마트는 철저한 고객 중심의 마인드 셋(고객에 대한 광적일 정도의 집착, Customer Obsession)과 챔피언이 아닌 도전자의 정신으로 이러한 위기를 거뜬히 이겨냈다. 3년 만에 1천억 원대 영업이익(2021년 1Q 영업이익 1,232억 원) 회복이라는 업적 또한 달성해냈다.
위의 두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신세계그룹은 리테일 비즈니스를 영위하면서 1등이라는 현실에 안주하기보다는 도전자의 자세로 변화를 대하고, 해답은 언제나 고객에게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지금까지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드는 행보에 나서고 있다. 이마트, 스타필드, 스타벅스, SSG닷컴, 노브랜드와 같은 서비스와 상품들은 바로 이러한 도전 정신과 고객 중심의 사고가 낳은 산물이다.
‘이렇듯 남다른 기업문화를 지닌 신세계그룹의 다음 행보는 과연 어디일까’
정용진 부회장의 개성 넘치는 SNS 활동을 팔로우하는 것만큼이나 짜릿하고 즐거운 기대감이 증폭되어 갈 때 즈음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들며 등장한 것이 바로 SSG 랜더스이다.
혹자는 야구단 인수 및 운영을 마스터 플랜을 고려하지 않은 즉흥적 의사결정의 결과물이 아닌가 의심하고 우려를 표명한다. 그러나 신세계그룹은 장기간에 걸쳐 야구단 운영의 득과 실을 꼼꼼히 따졌으며,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등 해외의 다양한 사례를 입체적으로 조망하고 탐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신세계그룹만이 가진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활용해 프로야구단이 ‘신세계 세상(Universe)’ 개척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 지를 깊게 고심했다. 이러한 물밑 노력과 신중한 의사결정이 뒷받침되었기에 SSG 랜더스는 기대 이상의 속도로 신세계그룹이 지향하는 360 에코시스템에 녹아들 수 있었다.
야구가 최초로 전파되었던 ‘구도(球道) 인천’ 야구의 적통임을 표방하고 있는 SSG 랜더스는 진정성 어린 연고지 정착 활동을 시작으로 ‘세상에 없던 프로야구’를 선보이기 위한 다수의 프로젝트를 꾸준히 추진 중이다. 그 근간에 야구단 본연의 미션 이외에 ‘신세계 세상(Universe)’의 성공적 구축에 기여한다는 또 하나의 미션이 굳건히 자리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이던 추신수 선수의 깜짝 영입은 신세계그룹의 프로야구단 운영 의지를 만방에 떨친 일종의 사건이었다. 뛰어난 야구 실력에 더해 성실한 훈련 자세와 아낌없는 선행으로 동료 선수들의 귀감이 되었던 그는 신생 SSG 랜더스의 1호 영입선수가 되었다. 추신수 선수가 지니고 있는 야구 산업 내의 상징성과 유통 경쟁사 구단의 지난 행보를 감안할 때 신세계그룹과 SSG 랜더스는 지불한 비용 이상의 것을 얻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추신수 선수는 연봉 중 10억 원을 사회공헌활동 목적으로 기부할 것이라 발표함으로써 또 한 번 세간의 화제가 되었다. 이는 신세계그룹과 SSG 랜더스가 함께 이룬 선행이기도 하다.)
필자는 앞선 칼럼[온ㆍ오프라인 리테일 산업과 프로야구 비즈니스의 미래]을 통해 야구장을 ‘연중 72일 동안 매일 2~3만 명의 관중이 3~4시간 동안 감정적으로 동화되어 머무는 개성 넘치는 장터이자 일종의 플랫폼’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그리고, KBO리그 내 대다수의 프로야구단이 의지를 갖고 이를 운용하는 대신 소극적인 행태로 일관하고 있는 이유(그들을 옭아매고 있는 구조적 한계와 동기 부재 등)에 대해서도 설명하였다.
신세계그룹은 명실상부한 최고의 리테일 선도 기업으로서 B2B 중심의 비즈니스를 영위 중인 타 기업(구단)들과는 달리 야구장과 야구단을 100% 이상 활용해야 할 이유와 목적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야구장은 신세계그룹이 지향하는 온ㆍ오프라인 360 에코시스템 내에서 세상 보기 드문 역동적 쌍방향 접점으로 기능(브랜드에 대한 감정적 동화 포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야구단을 지지하고 성원하는 팬들의 페르소나 또한 신세계그룹의 서비스와 상품을 애용하는 고객들의 페르소나와 매우 유사(사실상 일치)하다. 이에 수많은 계열사들은 SSG 랜더스와 머리를 맞대고 이러한 독특한 환경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하고도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산출하고자 한다.
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오랜 세월 동안 연마해 온 리테일 비즈니스의 전문 역량을 고스란히 야구장과 야구단에 이전시킬 경우 쌍방과 그룹 전체가 얻게 될 시너지의 수준을 가늠해보자. 지금까지의 야구 산업에서 접하기 힘들었던 특색있는 서비스 및 상품의 출시, 다양한 경험 제공을 통한 높은 수준의 고객 만족 달성, 고객 접점 확대 및 이전을 통한 참여 계열사들의 매출 증대, 확대된 시장을 통해 획득하는 신규 빅데이터, 이를 활용한 새로운 기획의 확충, 늘어나는 일자리, 경제유발 효과를 통한 지역사회 발전에의 기여 등…
어떠한가.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미소가 절로 머금어지지 않는가. 윈-윈(Win-Win) 전략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협업 전개를 통한 저마다의 성공이 360 에코시스템의 성공적 구축, 즉 ‘신세계 세상(Universe)’의 완성이라는 공통의 미션에 직결되어 있음 또한 물론이다.
형보다 나은 아우는 없다고 했지만, KBO리그의 막내로서 이제 막 걸음을 내딛기 시작한 SSG 랜더스는 프로야구단이 왜(Why) 존재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기능해야 영속을 기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분명한 해답을 던지기 시작했다. 형보다 나은 아우로서 바야흐로 업계의 주목을 끌며 주의를 환기하기 시작한 것이다. 필자를 비롯한 산업 내 몇몇 전문가들은 이를 한국형 프로스포츠 비즈니스 모델 창출의 위대한 첫걸음이라 평하고 있다.
이유와 목적이 뚜렷한 주체들에겐 마법의 지팡이와도 같은 성과를 안겨주는 프로야구단(SSG 랜더스)과의 협업은 이마트, SSG닷컴, 신세계푸드, 스타벅스, 이마트24 등 새로운 도전에 나선 다양한 계열사에 놀라운 결과물을 선사하였다. 랜더스 데이로 첫 출발을 끊었던 이마트는 동기대비 방문고객 수 19%, 매출 37% 증가를 경험했고, SSG닷컴은 방문 고객 수 20% 및 랜더스 관련 상품 매출 250% 증가를 만끽하였다. SSG 랜더스의 홈구장인 랜더스 필드에 노브랜드 버거 100호점을 상징적으로 입점시키고 다양한 한정 상품을 의욕적으로 출시한 신세계 푸드는 인천지역 매출 11% 증가 및 신규 가맹 문의 1,000여 건 돌파(월 기준)라는 눈부신 성과를 달성했다. 함께 입점한 이마트24의 일 평균 매출은 스타벅스 데이와 랜디쓱데이 프로모션 기간 중 각각 20%, 43% 증가하였다. 스타벅스의 콘셉트를 반영한 랜더스벅 유니폼이 출시 3분 만에 모조리 동이 나버린 것 또한 유쾌한 사건이었다.
그룹 내 여러 리테일 계열사들과 SSG 랜더스는 서로 다른 영역에서 달려온 제각각의 구슬들이다. 창단 후 100일, 주어진 서 말의 구슬을 이제 막 꿰기 시작한 SSG 랜더스가 당장 세상을 놀라게 만들 눈부신 보배를 만들어 내놓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의 마음가짐으로 주어진 미션에 진지하게 임한다면, 그리고 이를 능숙하게 돕는 바늘(두 산업군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이들을 유연하게 연결할 수 있는 전문가)의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분명 가까운 시일 내에 괄목상대(刮目相對)할 만한 결과물을 세상에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신세계 세상(Universe)’ 개척의 첨병이 될 SSG 랜더스의 맹활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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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연구원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대학 MBA
(現) 4DREPLAY Korea 비즈니스본부 매니저
(前) 롯데자이언츠 마케팅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