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여행을 꿈꾸며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호사로운 괴짜라고 부르던 때가 있었다. 얼마 전 일반인이 탑승한 우주여행이 성공하면서 우주 관광 시대 개막을 알렸다. 상상을 행동으로 옮기기 시작한 지 불과 20여 년 만에 보인 성과로, 새로운 세상에 대한 설렘을 가지게 한다.
일본 브랜드가 전자제품을 휩쓸던 시기가 있었다. 그만큼 기술 신뢰도가 높았고 굳건한 그 브랜드 이미지를 누가 넘어설 수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국내 브랜드의 도전과 꾸준한 투자가 판을 갈았다. 지금이야 결과를 보며 과거를 평가하겠지만, 당시로 돌아간다면 가능할 거라 낙관하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기술이 발전하고 삶이 변화하면서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호텔도 그렇다. 우리는 호텔에 무엇을 기대하고, 호텔은 고객을 위해 무엇을 고민하고 있을까.
앞으로 <신정연 팀장의 호텔 브랜드십>에서는 급격히 진화하는 호텔의 성격과 기능, 이러한 격변 속에서도 변함없이 지키고 싶은 호텔의 가치를 공유하고자 한다.
현재 전 세계 호텔 패권은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이하 메리어트)이 가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메리어트는 131개 국가에 30개 브랜드, 7,000개 이상의 호텔을 소유하거나 또는 체인으로 두고(출처 메리어트 홈페이지), 1억 3천 7백만 명 이상이 메리어트 멤버십, 본보이 멤버로 가입되어 호텔 수 1위, 멤버십 가입자 수 1위를 기반으로 규모의 경제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한 해 동안 COVID19 영향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에 약 63,000개 객실을 증설했다. 국내 메리어트 브랜드로 운영 중인 호텔은 현재 전국 32개다.
이러한 메리어트의 공격적 확장은 2018년 국내에 지사 설립과 함께 빠르게 세를 확산하고 있다. 한국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로 레저와 비즈니스의 성장 잠재력을 꼽는다. 조선호텔도 메리어트와 협력을 통해 웨스틴과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브랜드를 사용 중이다. 메리어트의 마케팅 자산을 위해 오토그래프 컬렉션과 럭셔리 컬렉션을 소프트 브랜드로 사용한다.
안정적으로 오랜 시간 다듬어져 온 글로벌 호텔 브랜드와는 별도로 조선호텔은 2018년부터 독자 브랜드를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부티크 호텔 레스케이프를 시작으로 데스티네이션 호텔로서 그랜드 조선을, 라이프스타일 호텔 그래비티와 올해 5월, 럭셔리 호텔 조선 팰리스 오픈으로 4개의 호텔 브랜드를 완성하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왜 안정적 운영의 길을 두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을까.
사업 분석, 환경 고려 등 수많은 메커니즘 외에 브랜드 관점에서 살펴보자.
시대를 앞선 디자인과 시설, 새로운 문화를 선보이며 시작된 1914년의 조선호텔. 당대 최고 명망가들이 모여 시대상을 이야기하던 공간이었고 가치를 즐기던 곳이었다. 조선호텔의 시작은 국내 호스피탈리티 문화의 새로운 장을 연 것과 다름없었다. 마치 최고, 최상을 담아 내보이지 않으면 존재하는 이유가 사라질 것처럼, 그렇게 다사다난한 시대의 변화 속에서 한 세기를 지켜온 브랜드로서 자리하고 있다.
국가마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함께해 온 대표적인 브랜드가 있다. 독일의 몽블랑, 일본의 니콘, 미국의 뉴발란스, 스위스의 빅토리녹스, 프랑스의 미쉐린 등은 브랜드 신뢰를 기반으로 일관된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되 필요와 욕구를 끊임없이 충족시키며 브랜드를 바라보는 소비자의 확고한 태도를 형성했다. 아코르의 대표 럭셔리 호텔 브랜드 중 하나인 페어몬트(Fairmont), 최근 강력한 호텔 브랜드로 선정된 인도의 타지(Taj) 또한 오랜 시간 동안 철학을 지켜내며 세계인의 삶 깊숙이 뿌리를 내렸다.
숙성된 브랜드는 브랜드 수명 주기에 관한 인식이 기반되어 있다.(출처 현대경제연구원) 브랜드 수명 주기는 브랜드가 생명체와 같은 라이프 사이클을 갖고 있다고 보고, 적정 시기에 따라 혁신하며 다시 생명을 불어넣어 주어야 한다는 개념이다. 앞서 언급한 브랜드들은 브랜드를 수단으로 보지 않고 사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관리해 왔기에 지금까지도 그 가치, 명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조선호텔의 변화와 도전은 100년을 기점으로 다음 100년을 위한 전략적 가치 구축의 행보다.
안팎으로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브랜드는 많다. 조선호텔이 가진 브랜드 자산은 시간으로만 평가하기엔 그 헤리티지가 크다. 당대 선진 의식주 문화를 선보이던 장, 정치경제적 이벤트를 성공으로 지원해 온 최상의 서비스, 무엇보다 신뢰를 바탕으로 대를 이어 가는 고객들의 스토리는 비교 불가한 조선호텔의 가치다. 가시밭길이겠지만 이유 있는 도전이 되지 않겠는가. 어떤 것도 도전하지 않으면 얻어지지 않는다.
호텔업계들도 변화의 기로에 올라섰다. 팬데믹이 변화를 가속화 시켰다고도 볼 수 있다. 숙소의 필요성에 의해 호텔 개념이 시작되었고, 이용 목적과 고객의 니즈에 따라 계속해서 호텔은 진화했다. 기술의 발전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는 호텔을 또다시 큰 변곡점으로 몰아세웠다. 이제 도전과 변화는 생존이다. 이 변화를 주도할 자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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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연 조선호텔앤리조트 브랜드전략팀 팀장
공간이 문화를 만들고
문화가 브랜드가 되는 호스피탈리티 세상
온오프라인 브랜드 경험을 설계하는
브랜드 프로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