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에도 유행은 다시 돌아왔다. 소위 ‘떡볶이 코트’로 불리는 더플 코트부터 숏패딩, 나팔바지, 무테 안경, 기장이 짧은 볼레로 가디건, 배기 팬츠, 양털 부츠까지 1990~2000년대 패션 아이템이 다시 뜨고 있다.
특히 ‘Z세대’로 꼽히는 1020세대 위주로 레트로가 인기를 끌면서 관련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기존 3040세대가 즐겨 입던 과거의 패션들이 오히려 젊은 세대에게는 신선하고 새로운 디자인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Y2K 패션’이라는 별명까지 생기면서 1999년 세기말 무드를 쫓는 트렌트도 생겼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 12월 패션 매출을 살펴보면 여성복은 전년보다 42.5%, 영패션은 60.4%까지 신장했다. 숏패딩 제품을 앞세워 실적을 견인한 아웃도어 장르 역시 25.5% 신장률을 기록했다.
추억의 패션 아이템이 각광을 받으면서 브랜드들도 잇따라 리메이크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과거 중·고등학생들의 교복 패션이었던 떡볶이 코트가 먼저 눈에 띈다. 커버낫, 빈폴 같은 국내 브랜드는 물론, 버버리나 생로랑 등 명품 브랜드들도 앞다퉈 관련 제품을 선보였다. 최근 인기 있는 플리스 소재를 접목하거나 화려한 패턴을 더한 더플코트도 나왔다. 대표 상품으로는 커버낫 울 더플코트 29만9000원, 빈폴 레이디스 울 캐시미어 더플코트 93만9000원 등이 있다.
숏패딩 열풍도 거세다. 아웃도어 브랜드마다 기장이 짧은 패딩 제품을 출시하는 것에 더해 디자인을 다양화 하면서 선택권을 늘렸다. 검정, 회색 등 무채색 일색이었던 예년과는 달리 화사한 파스텔 색상 등이 많아진 것도 특징이다.
신세계백화점의 편집숍 케이스스터디는 지난 11월 노스페이스와 협업한 숏패딩 ‘눕시’를 출시하자마자 당일 완판 행렬을 이어가기도 했다.
2000년대 국민 부츠로 사랑받았던 ‘어그’를 다시 찾는 소비자도 늘었다. 올해 한파가 일찍 찾아오며, 디자인에 보온 기능까지 더한 양털 신발을 구매하는 젊은 고객이 많아졌다. 2012년부터 어그의 국내 공식 판권을 갖고 수입·판매하고 있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2021년 어그 연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65% 신장했다고 밝혔다.
어그의 매출을 견인한 대표 제품은 슬리퍼 ‘디스케트(178,000원)’와 짤막한 발목 기장의 ‘클래식 미니 II(258,000원)’로 모두 색다른 제품에 매력을 느끼는 젊은 세대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골덴으로 알려진 코듀로이 상품도 인기다. 90년대 대표 패션 중의 하나였던 코듀로이 바지와 셔츠 등은 올해 다양한 색상에 슬림한 디자인으로 재탄생했다는 평가다.
신세계백화점은 신년 정기 세일에 맞춰 다양한 행사로 고객 맞이에 나선다. 이달 16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세일에서는 최대 70%의 할인율로 준비했다. 비대면 쇼핑에 친숙한 MZ세대 고객을 위해 겨울 인기 상품 라이브 방송도 진행한다.
신세계백화점 패션담당 최문열 상무는 “자신만의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 고객을 중심으로 레트로 겨울 패션 아이템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