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맛의 비밀
한우는 신기하리만치 우리 입맛에 잘 맞는다. 특유의 담백하고 은근한 풍미 덕에 양껏 먹어도 질리지 않고, 유난히 좋은 식감으로 구이나 찜, 어느 조리법을 적용해도 훌륭한 맛을 낸다. 이 같은 한우의 우수한 맛은 신토불이를 향한 자부심에서 비롯된 착각이 아니라, 과학적 근거가 존재한다. 〈한우고기 예찬〉의 저자이자 경상대학교 교수인 주선태 교수는 한우 맛의 비밀은 ‘MAF 조성’에 있다고 설명한다. 바로 근섬유Muscle fiber 조성과 아미노산Amino acids 조성, 지방산Fatty acids 조성이다.
한우 등급제
한우 등급은 크게 2가지 기준, ‘육량 등급’과 ‘육질 등급’으로 결정된다. 소비자가 한우를 구매할 때는 육량 등급을 제외한 육질 등급만 고려하면 된다. 육질 등급은 근내지방도(마블링) 및 육색, 지방 색, 조직감, 성숙도로 판정하는데, 등급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역시 마블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 사이의 정설이다. 근내 지방 함량 17% 이상이 1++(투 플러스), 13~17%가 1+(원 플러스), 이후로 1등급, 2등급, 3등급순으로 분류한다.
한우 등급제, 어떻게 달라지나?!
내년 7월부터는 한우 등급제가 달라진다. 마블링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는 현행 등급제에서 마블링 기준을 완화하는 한편 다른 평가 기준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된다. 현행 한우 등급제에서는 옥수수 사료로 비육하고 출하 월령을 늦춰 근내지방 함량을 높이는 것만으로 좋은 등급을 받을 수 있었지만, 개편 후에는 육색이나 지방색, 조직감 등까지 다각도로 평가해 질 좋은 한우를 골라낸다.
내 입맛에 최적화된 부위
한우는 부위별로 맛과 영양 성분의 특색이 뚜렷해 취향에 따른 선택지가 다양하다. 최근에는 한우 특수 부위를 코스로 제공하거나 숙성으로 맛을 배가시킨 레스토랑이 속속 등장하며 한우의 다양한 맛이 재조명 받고 있다. 이제 내 입맛에 딱 맞는 한우 부위를 골라 먹자.
▍ 진한 육향을 경험하고 싶다면, 드라이에이징
소고기를 건조시켜 풍미를 농축시키는 숙성 방식이다. 저온 냉장고와 같이 일정한 온도와 습도, 통풍이 유지되는 곳에서 건식 숙성한다. 숙성 후 산패한 겉면을 잘라내면 고기 근육에서 수분이 증발하면서 육향과 감칠맛 등이 응축된 소고기가 드러난다.
▍ 풍부한 감칠맛을 느끼고 싶다면, 효온 숙성
효온이란 빙온氷溫의 일본식 발음으로 얼기 직전의 온도를 뜻한다. 일본은 1960년대부터 냉장도 냉동도 아닌 제3의 온도대인 ‘효온 영역’에서 식품을 저장·가공해왔는데, 이 기술로 소고기를 숙성시키면 감칠맛을 내는 글루탐산, 글리신, 알라닌 등이 증가한다.
▍ 고소한 마블링 맛을 배가하고 싶다면, 탈로우 에이징
액체화한 소고기 지방을 한우에 덧입혀 건조 숙성하는 방식이다. 일반 드라이 에이징은 제거되는 고기가 많아 가격이 높다는 단점이 있는데, 탈로우 에이징 한우는 손실 되는 고기가 적어 가격이 저렴한 것은 물론, 고소한 풍미까지 배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