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끊임없이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소통하고자 한다. 예로부터 이러한 인간의 본성을 채워줄 광장이 있어 왔다. 디지털이 발달한 현대사회에서는 소셜 플랫폼에 모여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안부를 묻는다. 인간의 역사 속에 커뮤니티 기능은 늘 함께해 왔다. 다만 모이는 장소와 패턴이 바뀌고 있을 뿐이다.
최근 MZ 세대가 모이는 방식이 바뀌고 있다. 지인 간에 소식을 주고받는 소셜 플랫폼에서 관심사와 취향 기반의 비(非)지인 간 커뮤니티로 모이고 있다. 패션 커뮤니티에서 시작해 유니콘이 된 무신사나 동네 커뮤니티 기반의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은 이러한 커뮤니티를 동력 삼아 커머스 플랫폼으로 성장해 왔다. 이처럼 관심사가 비슷한 사용자들과 취향을 공유하며 새 상품에 대한 정보를 나누는 주체적이고 수평적인 커뮤니티가 커머스에 서서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도 내년 신사업으로 커뮤니티 강화를 추진하며 드라마, 스포츠 등 관심사 기반의 오픈 커뮤니티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네이버 밴드, 카카오톡 등 두 회사가 지인 위주로 펼쳐왔던 소셜 미디어 전략에서 관심사 기반의 비(非)지인 간 커뮤니티 전략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지난 9월 네이버 스포츠 영역에 새 커뮤니티 서비스 오픈톡과 이슈톡을 오픈했다. 오픈톡은 약 2,000개의 방이 개설됐으며, 참여자의 42%는 30세 이하의 젊은 사용자라고 한다. 이 오픈톡을 스포츠 외에도 증권, 드라마, 이슈 키워드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 광고나 커머스 사업과 연계해서 시너지를 내겠다는 복안이 깔려있다. 최근 2조 3,000억 원을 들여 미국의 커뮤니티 커머스 플랫폼 ‘포쉬마크’를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카카오도 최근 카카오톡을 비(非)지인 커뮤니티로 확산하기 위한 전략을 추진 중이다. 관심사 중심의 커뮤니티를 형성해서 타깃 광고나 커머스 사업을 붙여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일례로 골프 커뮤니티에서 골프 클럽에 관한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판매 사이트로 연동된다면 실제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이러한 전략들의 공통점은 비슷한 관심사를 기반으로 이용자들을 자연스럽게 끌어모으고 체류시간을 늘리고자 하는 것이다. 이런 끈끈한 커뮤니티가 조성되면 커머스를 붙여 수익화 할 수 있고, ‘관심사’ 기반이므로 광고 마케팅 비용도 효율화 할 수 있을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본다면 커뮤니티를 핵심 기능으로 해서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확장할 수도 있다. 여기에 블록체인 기능을 보태면 웹3.0 서비스로 업그레이드될 여지도 있다.
MZ세대에서 부상하는 커뮤니티 커머스를 우리 플랫폼에 어떻게 적용해서 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스포츠, 증권, 드라마 등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직접 소통하면서 잠재 고객들의 관심사와 소통 방식이 커머스와 어떻게 연계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끈끈한 커뮤니티가 충성 고객을 만들고, 충성 고객 풀이 두껍게 형성되는 한 커머스나 광고 등 그 어떤 사업과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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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 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 소장
현재에서 미래를, 미래에서 현재를 부감하며
리테일의 변화 방향을 탐색하는 리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