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한 해 동안 이마트의 환경성적은 과연 몇 점일까?
ESG 경영을 위해 작년 대비 얼마나 더 많이 노력했고, 환경에는 얼만큼 기여했을까? 그리고 이러한 가치는 무엇을 측정하여 산정하고, 어떻게 비교 평가해서 보아야 할까?
이마트는 지난해 점포 에너지 설비 효율을 개선하고,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해 약 90억 원 규모 에너지 절감사업(ESCO)에 투자했다. 또한 옥상 태양광 발전을 통해 신재생 전기에너지 5.1GW를 생산했으며, K-EV100* 이행을 위해 9월까지 전국 모든 사업장의 점장 업무용 차량을 전기차로 100% 전환 완료했다. 플라스틱은 어떨까? ‘18년부터 감축노력을 기울여온 신선매장에서 사용하는 비닐롤백은, ‘19년 1억 장을 줄이겠다고 약속했고, ‘22년에는 이를 훌쩍 넘은 약 1.5억 장을 줄였다. (기준년도 ‘17년 대비) 이를 무게로 하면 약 500톤에 이르는 상당한 양이다. 또한 물류용 포장랩을 회수하여 재활용하는 사업을 최초로 진행, 비닐랩 1,030톤을 감축했다. 그리고 피코크 밀키트 PL상품 패키지에 친환경 종이인 바가스펄프와 PCR 50% 재질을 도입했으며, 비닐대신 사용되는 쓱배송 종이백은 매장에서 배출되던 폐박스를 재활용해 만든 재생원료로 만들어져 2월 중 공급될 예정이다. 이로써 이마트는 신규 목재펄프 약 600톤의 자원절약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객들의 모바일영수증 캠페인 참여로 종이영수증은 한 해에만 약 9천만 건 절감됐다. 가플지우(가져와요 플라스틱 지켜가요 우리바다)와 원더플(한 번 더 쓰는 플라스틱) 캠페인을 통해 회수된 폐플라스틱 양도 약 30톤에 이른다. 그뿐만 아니다. 한 해 동안 이마트가 유통한 친환경 인증 상품 규모만 약 1,620억 원에 이른다. (환경부 그린카드 대상상품 기준) 이러한 상품을 구매할 때 1,000원씩 적립되는 탄소중립실천 포인트 시스템을 업계 최초 및 유일(결제수단 무관)하게 개발하여 운영 중이며, 리테일 업계의 지속가능상품 기준과 로드맵을 담은 PSI(Product Sustainability Initiative)와 지속가능포장 지표를 출간 및 공개하여 리테일업계의 지속가능상품에 대한 원칙과 기준을 마련하기도 했다. |
글로벌 규범이 된 ESG는 규제화의 급물살을 타고 있다. IFRS재단의* ISSB는** 지난해 발표한 초안에 이어 금년 하반기 중 글로벌 ESG 공시표준을 발표할 예정이고, 한국 금융위원회에서는 이를 국내 공시표준에 적용하여 2조 이상의 상장기업은 25년부터 ESG 공시가 의무화된다.
*IFRS재단: 국제 회계 기준 재단
**ISSB: 국제 지속가능성 기준 위원회
이런 국내외 움직임은 ESG정보의 재무·회계 정보화 움직임으로 읽힌다. 이는 ‘측정’이 주는 효용성에 기반한다. 기업의 ESG 성과도 재무성과처럼 숫자(화폐가치)로 제대로 비교 평가할 수 있도록 질적·양적 정보의 수준을 높이기 위함이다. 그래야 기업의 ESG 성과지표 결과가 이해관계자들 특히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그들의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 유의미하고 객관적인 비교잣대가 되어줄 테니까 말이다.
실제로 ‘22년 2월 하버드 로스쿨 포럼*에서도 “화폐화는 기업 환경성과 측정의 핵심(Monetization is the Key to Measuring Corporate Environmental Performance)”이라는 연구가 소개되기도 했다.
* 『Harvard Law School Forum on Corporate Governance』
그간 기업ESG ‘평가’는 신용도 평가 마냥 S-A–B–C같은 척도로 그 등급을 정하는 형태를 보였다. 엄밀히 말하면 단순 줄 세우기 식이다. 하지만, 회계·재무 정보는 이런 줄 세우기를 넘어서 숫자 데이터로 결과를 보여준다.
올해 ESG 성과가 <B등급에서 A등급으로 올랐다>고 하는 단순 ‘평가’ 와 성과가 <작년 대비 10% 증가했다>고 하는 ‘측정’은 전달하는 정보의 수준과 양 측면에서 완전히 다르다. ESG 성과의 화폐화 측정이 중요한 가장 큰 이유다.
문제는 이렇게 ESG 이슈가 파이낸셜 퍼포먼스, 즉 재무 성과나 리스크에 직간접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내 기업 대부분은 ESG 경영에 따르는 비용과 편익 같은 성과를 화폐화하여 측정하는 것에 소홀하다는 것이다. 국내 환경회계 연구 및 적용사례도 환경부의 2006년 환경회계 가이드 발표 이후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이는 환경경영 성과의 화폐화 측정에 대한 고민과 연구, 사회적 공감이 충분히 전제되지 못한 탓이 크다.
또한 일부 기관 및 기업이 시도하는 사회적 가치 화폐화 측정 사업도 특정 산업 및 업종(주로 B2B, 금융업)에 편향된다. 일반 소비재 기업이나 시민사회에서 통용하여 이해하고 공감하거나, 그들의 환경 성과를 화폐화 가치로 옮기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 최근 뉴스에 심심찮게 화폐화 가치 산정결과를 발표하는 선진 기업의 사례가 소개되지만, 여전히 그들의 숫자와 산정근기에 의문부터 들고 체감하기 어려운 이유다. 사회 전체의 합의와 공감 부족 탓도 있지만, 그들 대부분의 환경 성과가 일반시민의 일상과 다소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이에 리테일 시장의 특수성 즉, 일반 시민(고객)과의 접점에서 이들을 직접 대면하고, 수많은 협력회사와 소비재 시장에 압도적인 영향력을 갖는 리테일러의 힘을 감안할 때, 국내 업계 1위 이마트의 ESG 임팩트 화폐화 측정은 ESG 시장에서 상당히 큰 의미를 갖는다. 이마트의 ESG 임팩트는 대부분 이마트 혼자가 아닌 고객, 협력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함께 만드는 성과가 많고, 일반 시민의 일상과 맞닿는 항목이 무척 많기 때문이다. 이는 앞서 기술한 이마트의 ‘22년 환경성과를 보아도 그렇다. 이러한 성과의 화폐화 측정 결과는 더욱 큰 이해와 공감의 힘을 가지게 된다. 비닐쇼핑백 없는 점포(장바구니 캠페인), 모바일영수증, 빈병/플라스틱 등 폐자원 회수, 친환경상품 그린장보기 등 그간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며 문화로 자리 잡아온 이마트의 수많은 환경 성과가 이를 방증한다.
물론 이러한 ESG임팩트 화폐화 측정 연구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편익과 비용을 동시에 고려하여, 준거시장을 기준으로 보다 보수적이고 합리적으로 성과를 측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실제 우리 사회에 기여된 결과로 가치를 측정해야 한다.
아직도 ESG를 예전의 자선사업이나 사회공헌의 연장선상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또는 아직도 친환경은 무조건 더 비싸고 프리미엄 비용이 붙는다는 편견에 싸여 직간접 효용과 가치를 돌아보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ESG는 더 이상 친환경 캠페인이 아니다. ESG와 기업의 사업 핵심전략을 분리해서 생각하면 몇 년 내 큰 리스크에 처할 수 있다.
기업이 ESG 임팩트를 화폐화 측정해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외부 이해관계자가 기업을 비교하고 평가하는 것을 돕거나, 규제에 대응하기 위함만은 아니다. ESG임팩트 화폐화 측정은 내부 이해관계자, 특히 최종 의사결정권자와 담당자들이 현재 ESG성과와 수준, 가치를 파악하여 이를 개선 기준점으로 설정하고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핵심사업 전략에 참고하여 선제적으로 관리(Management) 할 수 있도록 객관적이고 비교평가 가능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역할도 갖는다.
이를 통해 관리자에겐 ESG 성과의 가치와 무게에 대하여 보다 책임감(accountability)을 갖게 하고, 담당자 및 조직원들에게 성과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부여할 수 있다.
이마트를 비롯한 리테일 업계가 단순히 대외 ESG평가 결과발표에만 주목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ESG임팩트에 대한 화폐화 측정 연구에 진중한 관심을 두고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신세계그룹 뉴스룸이 직접 제작한 콘텐츠는 미디어에서 사용 가능합니다. 콘텐츠 사용 시에는 신세계그룹 뉴스룸으로 출처 표기를 부탁드립니다. |
김동혁 이마트 ESG추진사무국 부장
지구의 내일을 우리가 함께,
리테일 유니버스 어딘가에서
하나뿐인 지구를 지키는,
히어로를 꿈꾸는 지구인